삼성에 주매집 중단촉구/기아/기업인수·합병규정 정부에 보완요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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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삼성 “작년비 2.2%P 높아진 것”
기아자동차는 최근 삼성그룹 계열사의 기아자동차 주식 취득확대와 관련해 18일 기자회견을 갖고 삼성측의 시정을 촉구했다.
기아자동차는 또 기관투자가의 주식취득을 통한 기업경영권 확득 시도에 관련법규가 아무런 제재역할을 못하고 있다며 기업인수·합병(M&A) 관련규정의 보완을 정부에 요청했다.
한승준 기아자동차 사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증권감독원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히고 종업원 지분의 확대 등 자구책을 쓰겠다고 밝혔다.
한 사장은 『삼성측이 궁극적으로 기아의 매수·합병을 기도하고 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경영권 방어와 기업수호를 위한 비상대책을 강력하게 추진키로 했다』고 말했다. 한 사장은 『삼성측이 설령 기아를 매수·합병할 의도가 없다고 하더라도 10%에 육박하는 지분보유 그 자체만으로도 기아로서는 엄청난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한 사장은 또 삼성생명 같이 고객의 자산을 대신 운용하고 있는 기관투자가가 다른 회사의 경영권을 겨냥한 듯한 주식매집 행위를 하는 것은 관련법이 규제해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삼성이 기아주식 9.61%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 사장은 이와함께 경영발전기금을 늘려 현재 10.58%인 종업원 지분을 확대하고 종업원들에게 회사주식 취득을 권장하는 등 자구책을 쓰겠다고 밝혔다. 기아측은 협력업체에도 기아주식의 취득을 유도하기로 했다. 기아그룹은 16일 그룹 사장단회의를 가진데 이어 휴일인 17일 기아자동차 임원회의를 긴급히 갖고 이같이 결정했다.
현편 삼성생명 황학수사장은 18일 오전 태평로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기아자동차 주식매입은 상품주식의 운영을 금융주 중심에서 제조업주 중심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우연히 나타난 것일뿐이며 기업을 인수할 뜻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삼성은 전체 보유주식 2조원중 기아자동차분은 3백40억원뿐이며 이 회사에 대한 지분율도 작년말 현재 5.8%에서 2.2% 포인트가 높아진 것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삼성생명 자산운용 관계자는 『실명제 실시이후 금융주의 전망이 어둡다고 보고 보유주식중 은행주 비중을 31%에서 25%로 낮춘다는 목표아래 최근 은행주를 대거 팔아 자동차·전자 등 유망 제조업종에 투자해왔다』면서 『현대자동차 주식도 현재 3%를 갖고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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