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 "2005년 김정일, 미국 두려워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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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사진)은 13일 "2005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미국에 대해 대단한 공포심과 두려움으로 내면이 차 있었다"고 회고했다. 세종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회견에서다.

정 전의장은 통일부 장관시절이던 지난 2005년 6월17일 대통령특사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 김정일 위원장을 만났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정일에 대한 외부의 선입견과 직접 본 모습에 어떤 차이가 있었는가'란 질문에 "바깥에선 김정일 위원장이 세계평화에 위협을 주는 존재가 된 반면, 김 위원장 입장에선 바깥 세계가 공포의 대상이 되는 기이한 대비를 봤다"며 이같이 답했다.

그는 그러나 "김 위원장은 앞뒤가 맞고 논리적으로 합당하면 (상대방 주장을) 즉각 수용하는 태도를 여러차례 보여줬다"며 "말이 통하는 지도자란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또 "김 위원장은 한국의 KBS MBC SBS 등 방송 프로그램에 정통해있었고, 김진명씨의 소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당시 '미국과 우방이 되고싶다'고 김 위원장이 말한 것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정 전 의장은 미리 배포한 회견문을 통해선 △한반도 평화선언 합의 △비핵화 약속 △구체적이고 실질적 조치로서 평화경제체제의 전면적 도입 등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논의돼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그는 '평화경제'란 뜻의 영어 합성어 피스노믹스(peacenomics)를 제시하며 "2.13 합의 이후 2월말부터 주식시장 수직상승한 것이 한반도 피스노믹스의 효과"라고 주장했다.

다음은 정동영 전 의장과 일문일답

-서방의 김정일에 대한 선입견과 실제 모습 사이 차이점이 있나

▶김정일에 대한 서방의 선입견처럼, 김정일도 미국에 대해 대단한 공포심과 두려움으로 내면이 차 있었다. (미국은) 자신을 제거하려하고 있고, 북한은 초강대국 적대시정책 앞에서 떨고 있는 형편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왜 남쪽의 독재(70년대)는 안되고 북의 독재(현재)는 되나

▶아시아 공산주의 국가들은 시장경제 받아들여 잘 변화하고 있다. 이것이 북한에도 적용 가능하다고 본다. 느리게 보이지만 이것이 북쪽의 인민이 인권과 인간으로서 품위를 누리게될 수 있는 가장 빠른 숏 컷(지름길)이다.

-정상회담에서 국군포로, 납북자문제 다룰 수 있겠나

▶남북간 신뢰수준 미약했기 때문에 쉬운 문제부터 접근하는 방향으로 해왔다. 이제 외면할 수는 없다. 이 문제 풀어야만 남북관계에 본격적 신뢰구축이 가능해진다는 점에서 본격적 논의가 시작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정상회담에선 원론적 얘기가 가능할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 혹시 기차로 갈 수 있는지

▶철도 방문은 기술적으로 문제가 없다. 정치적 문제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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