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웅산 참사 10주기..유자녀들 어떻게 지내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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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온국민을 경악과 분노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버마(現미안마)아웅산묘소 참사가 9일로 10주기를 맞았다.
83년 이날 귀를 찢는 굉음과 함께 명을 달리한 정부요인등 17인의 순직자 유자녀들은 이제 충격과 아픔을 딛고 일어서 고인이 못다이룬 뜻을 일구어내기위해 학업에 전념하거나 사회 각분야에 진출,정열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연소부총리로 기대를 모으다 취임 3개월만에 변을 당했던 故徐錫俊부총리의 장남 翊皓씨(27)는 경제학자로서 선친의 뒤를 잇기위해 美하버드大에서 경제학 박사과정을 밟고있고 장녀 伊永양(24)도 같은 대학에서 아동심리학 석사과정을 이수중이다.
타임誌선정「80년대를 움직일 세계의 1백인」중 유일한 한국인이었던 故 咸秉春대통령비서실장의 장남 在鳳씨(35)는 美존스홉킨스大에서 정치철학 박사학위를 받은뒤 현재 연세대교수로 후진양성에 땀흘리고 있으며 차남 在鶴씨(30)는 美예일 大 석사를 거쳐 컬럼비아大에서 법학박사과정을 밟고있다.
북방외교의 선구자 故 李範錫외무장관의 장남 明昊씨(34)는 美시카고大에서 법학박사과정을 마치고 변호사 생활을 하고 있으며장녀 眞珠양(27) 역시 플로리다州立大 컴퓨터 관련 박사과정에있다. 또 5共 경제정책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했던 故 金在益경제수석의 장남 漢會씨(30)는 美피츠버그大에서 정보과학 박사과정중이고 차남 承會군(21)은 선친의 모교인 스탠퍼드大 4학년으로 세계적 기계공학자의 꿈을 키우고 있다.故 姜仁 熙농수산차관의 장남 信釉씨(31) 역시 美國에서 신문학 박사학위를 준비하고 있으며 딸 玄珠씨는 숙명여대에서 플루트를 강의하고 있다. 故 李啓哲버마대사의 장남 逸範씨(34)는 美펜실베이니아大에서 전자공학박사학위를 받은뒤 오리건州立大교수로 재직중이며 故徐相喆동자부장관의 장남 炳勳씨(31)는 美카네기멜른大에서 컴퓨터공학 박사학위를 받고 국내에서 활동하기위해 귀국 준비중이다.
故 河東善해외협력 기획단장의 장남 正容씨(28)는 부친의 급작스런 사고뒤 이 충격으로 어머니 車景淑씨마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아픔속에서도 학업에 전념,서울대 물리학과 박사과정에 있으며 차남 瑞容군(24)도 서울대금속공학과 석사과정 을 마치고 유학준비중에 있다.
故 閔炳奭대통령주치의의 장남 度準씨(27)는 선친의 유지를 받들어 인술을 베풀기위해 가톨릭의대 석사과정에 있고 故 金容翰과기처차관의 장남 泰均씨(28)는 美뉴저지大 기계공학박사과정을밟고있는등 유자녀 43명 가운데 박사과정이상 1 2명,석사과정은 5명에 이른다.이들은 유학등의 이유로 헤어지기전까지 모임을만들어 각자 아버지 못지않은 국가의 동량이 될것을 다짐하며 우의를 다져왔다.
徐부총리의 부인 兪水敬 국민대교수(53)는 『불의의 사고로 실의에 빠져있는 어머니를 위로하기위해 오직 학업에만 온힘을 쏟아준 아이들이 그토록 고마울수가 없다』며『유자녀들 모두 불행뒤에 훨씬 성숙해 아버지 이름이 욕되지않도록 행동을 조심하는 것을 보고 어머니들이 눈물을 흘린 것이 한두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李勳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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