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공직자 다수 투기의혹/개발지등 31건 소유자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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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공개직전 사촌·처남에 넘기기도
시장·군수·구청장 등 지방공직자와 의회의장·의원들이 무연고지에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거나 군수재직 지역의 개발전망이 밝은 부동산을 매입하는 등 부동산 투기의혹이 재산공개결과 속속 드러나고 있다.
김진욱 서울시 도시개발공사 사장은 전혀 연고가 없는 전남 동광양시 황금동에 3천3백2평방m와 경기도 양평군 강하면에 1만9천8백35평방m을 86년과 87년에 각각 장남명의로 구입,부동산 투기의혹을 사고 있다.
땅 매입당시 김 사장은 강동구청장으로 재직중이었으며 동광양시 임야의 경우 당시 광양제철 준공1년을 앞두고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던 상태에서 사들여 투기의혹을 더욱 짙게하고 있다.
경북 박희삼 영주시장은 85년 청송군수 재직때 주왕산 국립공원 주변임야 2만여평을 매입,부인명으로 등기했다가 말썽이 나자 최근 사촌동생 박모씨(39·대구시 달서구 송현동) 이름으로 소유권 이전을 한뒤 재산등록에서는 제외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부산시의회 이덕춘의원은 본인명으로 제주도 북제주군 구좌읍 월정리의 밭 2백85평방m,제주도 북제주군 구좌읍 행원리와 북제주군 구좌읍 월정리 일대 임야 2만3천7백10.2평방m를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인천시 이용기 북구청장은 경북 봉화군 명호면 북곡리일대 임야 19만3천9백83평방m 소유권을 재산공개를 앞둔 4월말 처남에게 넘긴 것으로 밝혀졌다.
이 청장은 또 부인명의로 충남 서산군 대산면과 강원도 동해시 만우동에 임야 3만1천7백35평방m,경남 마산시 구암동에 논과 대지 1천4백68.5평방m도 갖고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근이 경기도의회 의장(안양)은 모두 31건의 부동산(98억6천만원)을 자신명의 19건,부인명의 2건,장남(33) 6건,2남(31) 2건,3남(29) 2건 등으로 각각 분산 등기해 두었다.
한 의장의 부동산중에는 서해안 고속도로가 지나는 화성군 팔탄면 창곡리의 휴게소,인천시 중구 중산동 유원지 등도 포함돼 있다.
한 의장은 이에대해 『오래 전부터 값싸고 개발전망이 좋은 곳의 땅을 자녀들 명의로 사두었다』고 투기사실을 시인하고 『취득세 등은 냈지만 증여세는 적용하지 않았으며 당시에는 이같은 부동산 매입행위가 도덕적으로 나쁘다는 인식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경남도 심의용의원(45·기획위원장)은 88년 9월부터 토지거래 허가지역으로 묶인 경기도 용인군 수지면 고기리 일대 논 2천9백65평방m를 89년말 부인의 위장전입 수법으로 사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조정환 수원시의회 의장도 전혀 연고가 없는 제주도 제주시 용강동 7천7백52평방m의 임야를 비롯해 제주도 일대에 4필지 1만4천6백30평방m의 임야와 창고 등을 부인명의로 소유하고 있다.
경남도 박창홍의원은 본인과 가족명의로 남제주군 안덕면 동광·사계·덕수·창천리 일대 2만6천여평방m를 소유하고 있고 허정곤의원(52·합천군)도 경기도 평택·전남·해남·강원도 삼척 등 8곳에 2만5천5백60여평방m의 부동산을 소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도의회 한현구의원은 본인 명의로 충남 논산군 연무읍 지역의 임야 2만7천8백여평방m를 비롯,전북 익산·경북 금릉 등지의 밭과 임야 12필지 11만8천여평방m를,배우자 명의로 전북 익산군과 충남지역의 임야와 밭 12필지 8만2천4백여평방m도 갖고 있는 것으로 등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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