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옐친 지지” 재확인/러시아 유혈사태 각국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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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미 옐친 물러나는 일 없을 것/영 “보수파 야만적 행위” 비난/나토 진압 늦어지면 사태심각
러시아의 비상사태에 대해 서방국가들은 일제히 보리스 옐친 러시아대통령의 지지를 재확인하고 보수파에 의해 빚어진 모스크바의 유혈사태를 비난했다.
▷미국◁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은 3일 보수강경파의 시위로 강력한 도전을 받고 있는 옐친 대통령에게 지지를 보냈다. 클린턴 대통령은 『미국이 옐친 대통령과 러시아의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지원해야 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하고 알렉산드르 루츠코이 부통령과 루슬란 하스불라토프 최고회의의장을 지지하는 세력들이 모스크바에서 벌이고 있는 폭력사태를 비난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또 옐친 대통령이 물러나는 일은 없을 것이며 현재 모스크바의 중대한 사태들을 잘 극복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영국◁
존 메이저 영국총리도 옐친 대통령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의사를 표명했다. 메이저 총리는 총리관저에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옐친 대통령은 러시아의 어려운 사태를 처리하는데 있어 나의 지지와 동정을 받을 것』이라고 밝히고 『그는 러시아 국내외의 모든 민주주의의 지원을 받을 가치가 있다』고 덧붙였다. 메이저총리는 이어 보수강경파들의 야만적인 행위에 대해 강력히 비난했다.
▷독일◁
옐친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고 무장시위를 벌이고 있는 보수파들에 대해 개혁을 위태롭게하는 행위를 중지하도록 촉구했다. 모스크바에서 발생한 무력충돌 직후 클라우스 킨켈 외무장관은 『어떠한 무력행사도 비난받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독일정부는 옐친 대통령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민주화와 오는 12월에 실시될 민주선거를 강력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프랑스◁
반옐친 세력이 유혈사태에 책임이 있다고 비난하고 예정된대로 자유선거를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알랭쥐페 프랑스 외무장관은 『옐친 대통령을 반대하는 세력에 의해 저질러진 인명피해에 대해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모든 사태는 옐친 대통령에 의해 발표된 자유선거의 필요성을 높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만프레트 뵈르너 사무총장은 3일 옐친 대통령이 보수파군중의 소요사태를 수시간안에 진압하지 못할 경우 러시아가 위험한 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ABC 방송과의 회견에섬 모스크바 소요사태와 관련,「한마디로 비극」이라며 『옐친 대통령이 이번 사태를 수시간 안에 진정시키기를 기대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 사태는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기타◁
칼 빌트 스웨덴총리는 『러시아에서 공산주의자들과 반동들이 무력혁명을 기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인접국가인 핀란드는 러시아 사태가 「매우 위험한 것」이라고 밝히고,그러나 국경지역의 핀란드군이 경계태세에 들어간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폴란드도 러시아 사태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으나 개혁·보수의 어느쪽도 지지하지는 않았다.<연합>
◎러시아 사태 일지
다음은 지난달 21일 보리스 옐친 대통령의 최고회의(의회) 해산령 발동이후 3일 비상사태 선포에 이르기까지 러시아사태 주요 일지.
▲9월21일=옐친 대통령,의회 해산 및 12월 조기총선 발표.
의회 강경 보수파,옐친 탄핵 및 알렉산드르 루츠코이 부통령을 대통령에 임명
▲28일=강경파 지지 시위대,폭력진압 경찰과 충돌해 경찰관 명 사망
▲10월2일=1천여명의 친의회 시위대,의사당 건물에서 8백여m 떨어진 스몰렌스키광장 집회후 보안군과 충돌해 경찰관 24명 및 시위대 5명 부상
▲3일 오후 3시=시위대 스몰렌스키 광장과 옥차브리스키 광장쪽에서 경찰·오몬 등과 대치하면서 키예프역 방향으로 행진,경찰과 격렬한 충돌을 빚기 시작
▲오후 4시40분=시위대 시청을 점거,이 과정에서 다시 격렬한 충돌 발생,제르진스키 사단 소속 병사 2명 사망,시민·경찰 등 수십명 부상. 비슷한 시각 옐친이 모스크바시 일원에 비상사태를 발표했다는 소식이 알려지기 시작
▲오후 7시=오스탄키노센터 주변으로 무장병력 시위대의 점거시도 발생,양측의 격렬한 총격전 전개
▲오후 7시30분=모든 러시아 텔리비전,레닌그라드 채널과 상업방송 드바즈드이드바 채널을 제외한 채널의 방송이 중단됨.
▲10시25분=베스티(러시아 텔리비전 채널),현재 오스탄키노에서 전투 계속중이며 최소한 8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함.
비슷한 구KGB 산하 최정예부대인 27군이 모스크바로 이동,크렘린의 경비 및 오스탄키노 사태 장악하려 출동했다고 보도들이 들어옴
▲4일 새벽 1시30분=오스탄키노 센터 옆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과 인테르팍스 통신기자의 보도에 의하면 사망자 최소 수십명 발생,탱크 등을 동원한 전투가 아직도 계속되고 의회건물의 모든 출입구가 루츠코이의 명령에 의해 오전 7시까지 전면 폐쇄됨
▲1시45분=옐친 대통령이 모스크바 계엄 사령관으로 알렉산드르 쿠릴코프장군을 임명했다고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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