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6" '백수' 대졸자들 입사 지원 횟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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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전(顚) 12기(起)'로도 모자란다.

지난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대학 졸업자들은 평균 11.6회나 입사원서를 써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년 이상 근속한 근로자들이 취업 과정에서 마셨던 '고배'(5.1회)의 두배가 넘는 것이다.

대졸자들을 위한 고용시장이 2년여 전에 비해 꽁꽁 얼어붙었다는 얘기다. 14일 한국여성개발원이 노동부의 의뢰로 지난해 미취업 상태의 대학 졸업생 4백명을 조사한 결과 여자 대졸자(14.9회)가 남자 대졸자(8.3회)보다 입사 지원서 제출 횟수가 더 많았다.

여성들이 겪는 취업 장벽이 훨씬 높다는 것이다. 또 지난해 대학을 갓 졸업한 사람은 취업 지원서를 연간 평균 16.7회나 제출했고, 2002년 이전 졸업생의 입사 서류 제출 횟수는 10.1회였다. 이번 조사는 수도권 지역 대학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했다. 따라서 취업률이 낮은 지방 대학을 포함하면 전체 대졸자들의 취업 지원 횟수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미취업 대졸자 가운데 취업 지원을 단 한차례도 하지 않은 사람이 전체의 22.8%를 차지했다.

지원해봐도 안될 것이라는 자포자기로 아예 취업을 포기한 사람이 적잖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미취업 대학졸업자 10명 가운데 1명은 취업을 위해 다이어트를 하거나 성형 수술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여성이 17.5%에 이르러 남자 대졸자(5.5%)에 비해 외모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지난해 미취업 대졸자들이 서류전형이나 필기시험을 거쳐 면접까지 본 횟수는 남자 3.6회, 여자 3.7회로 집계됐다.

정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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