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 휴업사태 끝나던 날-휴업철회 통보 잘안돼 혼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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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대한약사회가 고조되는 비난여론과 공권력개입 통보에 밀려 25일 새벽 긴급 시.도 지부장회의를 열어 24일의 휴업결정을 하루만에 철회했으나 전국의 약국들은 연락이 채 안돼 혼란을 빚었다. 한편 약국휴업에 따라 보건소.동사무소등에서 감기약.소화제등 상비약을 가두 판매소를 통해 20~30%싼 원가로 판매하자시민들은『약국이 그동안 이토록 폭리를 취한지 몰랐다』며 국민건강을 무시한채 집단이기주의 행동을 보인 약사들을 더 욱 목소리높여 성토하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서초구서초동 약사회관 대한약사회와 서울시지부사무실에는25일 아침부터 방송을 통해 약사회 집행부의 휴업철회 방침소식을 접한 회원들의 항의.문의성 전화가 쇄도.
전화의 대부분은『4만약사의 결의가 하루도 못가 이렇게 쉽게 무너질 수 있느냐』며 집행부의 결정을 성토하는 내용.
이에 대해 직원들은『아직 집행부로부터 공식입장을 통보받지 못한 만큼 좀더 기다려 달라』며 항의전화에 곤혹스런 표정.
반면 시민들로부터는『뒤늦게나마 약사회가 국민여론을 파악,휴업을 철회했으니 다행』이라는 전화가 쇄도.
○…약사회는 오전9시 金基成 사무총장의 공식발표직후 각 시.
도지부로 긴급전언통신문을 보내 휴업철회방침을 공식통보.
관계자들은『회원들의 반발이 워낙 거세 이같은 결정이 일선 약국에 의해 제대로 받아들여질지 의문』이라며 걱정하는 모습.
서울시 약사회의 또다른 한 관계자는『청년약사회와 여약사회등 그동안 강경노선을 고수해온 회원들이 또 다시 약사회관으로 몰려와 농성을 벌이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회원들의 반발에 대한 무마책 마련에 고심하는 표정.
또『일부 약국들은 휴업이 장기화될 것을 예상,휴가를 가거나 추석을 맞아 고향을 내려간 경우도 있어 아예 연락이 되지 않고있다』고 약사회 관계자가 전언.
○…대한약사회가 전면휴업에 들어가자 經實聯과 正社協은 24일휴업 즉각철회를 위해『시민들을 상대로 25일부터 범국민서명운동과 가두캠페인및 공청회를 갖겠다』고 밝혔으나 25일 오전『서명운동.가두캠페인및 공청회를 모두 일단 연기한다』 고 발표.
○…서울시내 일부 약사회지부가 집단 휴업에 맞춰 약품도매상들에 보건소에 약품공급을 중단하도록 압력을 가해 일부 보건소들이약품을 제때 구입하지 못하는등 어려움을 겪기도.
서울 중랑보건소의 경우 약국 집단휴업에 대비,의약품 도매상 2개소에 미리 약품을 공급해 줄 것을 요청해 약속을 받아냈으나휴업하루전인 23일 돌연 약품을 공급해 주지 못하겠다고 통보해왔다는 것.
또 서대문보건소는 거래해오던 약품도매상 한곳이 약국휴업과 함께 문을 닫고 직원들이 출근하지않아 보건소직원들이 종로일대 도매상에서 약품을 구입해 임시 판매소에서 판매했지만 75만원어치의 약품이 하루에 모두 팔려 추가약품구입에 어려움 을 겪었다는것. ○…서울종로5가「약국거리」는 이날 언론보도를 통해 휴업철회 결정 소식을 접한 일부 약국들이 오전8시쯤부터 하나 둘 약국문을 열기 시작한 뒤 종로구약사회측의 공식지침이 전달된 오전9시30분쯤 90%이상의 약국이 정상영업.대부분의 약 국들은『집행부의 휴업철회 결정에 따라 다시 문을 열기로 했다』며『비록오늘 문을 다시 열었지만 앞으로도 우리 의사가 관철될 때까지 행동을 같이 할 것』이라고 주장.
○…이날 문을 연 일부 약국들은 반복되는 폐문에 따른 여론악화를 의식한듯 손님들에게 보내는 사과문을 붙여놓고 영업을 재개해 눈길.
서울종로5가 I약국의 경우『불편을 드려 대단히 죄송합니다.더욱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라는 내용의 사과문을 손님을 맞는 테이블 3곳에 붙여놓고 영업.
○…24일 회원들의 휴업찬반투표로 휴업을 결정한 부산시약사회(회장李三成)는 대한약사회로부터 뒤늦게 통보를 받고 오전11시쯤부터 영업을 시작.
그러나 휴업결정과 관계없이 정상영업키로 자율결정한 광복동과 서면등 대형약국 80여곳은 평소와 다름없이 오전10시부터 영업. [釜山] ○…대구시약사회는 시민들의 반발이 워낙 거세게 일어나자 24일오후 상임이사회를 열어 휴업철회와 당번약국제 시행등에 관해 의논했으나 전국 약국이 휴업에 들어간 만큼 새로운 약사법조정안이 나올때까지 이에 관계없이 휴업을 계속키로 의견 을 집결.
[大邱] ○…광주시내 약국들은『대한약사회로부터 휴업철회 방침을 공식 연락받은바 없고 班회장단의 결정을 거쳐야 한다』며 문을 열지 않다가 오전11시30쯤부터 전체 6백60여개 약국중 70~80%가 영업을 시작.
[光州] ○…경북약사회는 이날 李在國지부장의 직권으로 휴업철회를 결정,산하 30개 분회별로 통지문을 발송.대부분의 약국들이 이날 오전11시부터 문을 열었으나 문을 열지 않은 곳도 상당수 눈에 띄기도.
○…약국들이 그동안 엄청난 폭리를 취해온 사실이 집단휴업사태과정에서 밝혀져 결국 약사들은 집단이기주의자라는 비난여론과 함께 2중의 손해를 본 셈.
이같은 사실은 각 시.도가 설치한 임시의약품판매소에서 시민들에게 약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드러난것.
○…대구시중구동성로 대구백화점앞 임시의약품판매대에서는 약국에서 3백30원에 판매하는 K제약의 드링크류를 24.2%나 싼 2백50원에,2천1백50원씩 받는 H시럽 감기약은 20.1%싼1천7백원에 공급.
또 충북도보건소가 24일 시내 곳곳에 설치한 의약품 가두판매소에서는 약국에서 5백원 받는 K제약회사 감기약을 1백50원에파는등 감기약.소화제.진통제등 의약품 대부분을 약국의 절반값도안되는 수준으로 판매.
그러자 시민들은『약국들이 그동안 엄청난 폭리를 취하고 있는지몰랐다』며『조제권 수호를 위해 휴업하는 것은 국민건강을 무시한채 더 많은 이익을 챙기려는 집단 이기주의적 처사』라며 약사들을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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