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시대 전문가가 본 전망과 대비-의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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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현대사회 여성지배의 역사는 그 뿌리가 가부장제와 자본주의다.
남성을 私的 주인으로 섬기는 가부장제란 출산.육아.살림살이등 여성의 모든 노동력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고 무시한다.오늘날 문제가 되고 있는 우리사회의 강간과 가정폭력 은 이같은 뿌리에서 기인한다.
자본주의의 등장으로 인한 여성노동력의 대거 사회유입은 여성들을 가부장제의 개인적 영역에서 벗어나 공식적 영역으로 진입시키는 계기는 되었으나 노동사회구조는 여성들에게 또하나의 상전으로군림하는 결과를 빚었다.현대 자본주의 국가는 가 정과 일터에서똑같이 여성의 노동력 없이는 하루도 지탱할수 없음에도 불구하고저임금 또는 임금을 지불하지 않는 것으로 치부해왔다.여성의 어려움을 덜어줄 탁아시설과 복지제도에는 인색하고 무관심한 것이 한국의 현실이다.
21세기를 맞이하기 위해 우리는 여성과 가정을 억압하고 퇴보시켜온 생명경시,물질 제일주의,인간의 상품화,인간의 황폐화의 여러 현상을 극복하기 위한 의식개혁을 이루어야 한다.新思考,새로운 발상,새로운 비전을 가져야 한다.
첫째,사회에서의 남녀간의 조화,가정의 화목을 깨는 남녀 성별분업을 과감히 떨쳐버려야 한다.성별분업은 남녀간을 위계질서의 관계,지배와 복종의 관계로 만들기 때문이다.
둘째,우리 모두가 이기적인 핵가족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그를위해서는 공동체의 생활과 문화를 익혀야한다.그러려면 주택구조가개선되고 마을 단위마다 스포츠 센터.도서실.탁아시설.모성센터등의 복지시설이 생겨 지역사람들이 함께 모여 시 간을 보낼수 있어야 한다.
셋째,母性(또는 여성)의 원리인 感性.配慮.和解등이 21세기를 지배하는 원리로 등장할 것으로 예측되는데 이러한 심성을 일반에 심어주기 위해서는 참의미의 종교와 예술교육이 필수적이다.
이제는 제도와 법령의 개선만으로는 반쪽의 개혁일 뿐이다.인간성의 변혁과 혁명이 일어나야 하는데 이 일에 여성은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21세기의 문을 열수 있는 사람은 가부장제와 자본주의의 모순과 억압속에서 벗어나 새로운 의식의 세계를 열수 있는 소수의 각성한 女性과 男性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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