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로달리는일본>5.민관협력 사회간접자본 투자현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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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오사카 비즈니스 파크(OBP)는 정보통신.금융.상업기능이 복합된 첨단 업무단지다.면적 26㏊,도로와 철도가 사방으로 뻗어나가 오사카港과 국제공항까지도 한 시간 거리다.
북쪽에 오사카국제공항이 있고 남서쪽 앞 바다에는 내년에 간사이(關西)국제공항이 준공될 예정이어서「도시속의 도시」로 계획한OBP의 입지조건은 더 할 나위가 없다.문화.레저시설까지 가까이 둔 이곳은 하루 10만명의 비즈니스 인구가 북적대고 주말은주말대로 문화와 휴식공간을 찾는 인파로 붐빈다.
역사의 손때가 밴 오사카城과 개천(第2寢屋川) 하나를 사이에두고 우뚝 솟아오른 고층빌딩群이「不調和 속의 조화」를 이룬다(OBP 계획단계에서「부조화」를 우려한 반대가 있었다).마쓰시타電器.스미토모생명.후지쓰.국제전신전화(KDD). 東京해상화재 등 11개 업체가 각각 독자적인 설계로 인텔리전트빌딩을 짓고 이들 빌딩이 고가통로 등으로 연결돼 있다.지난 70년 오사카 엑스포를 계기로 건설을 개시한 OBP는 전형적인「제3섹터」인 大阪비즈니스파크개발협의회가 사업을 주 도했다.협의회의 총국장직을 맡고 있는 우에다(上田)씨는『OBP의 조성을 위해 3천5백억엔을 투자했지만 지금까지의 효과가 투자액의 4배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사카市의 사업 수완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예가 덴포잔(天保山)하버빌리지.오사카워터프런트개발주식회사를 설립,27개 기업으로부터 자금을 끌어들여 오사카 舊港인 天保港을 세계적인 위락단지로 바꿔 놓았다.
태평양 연안을 기후와 풍토에 따라 14개 圈域으로 나눠 재현한 수족관은 세계 최대 규모다.길이 5m짜리 고래상어가 유유히유영하는 9m깊이 水槽를 비롯,5천4백t의 물을 담은 수족관에3천5백여종의 물고기를 전시하고 있다.『90년 7월 문을 연 이래 3년2개월동안 1천4백만명이 입장,짭짤한 수입을 올렸다』고 말하는 이곳의 홍보책임자 후나코(舟越)씨는 한국어 팸플릿을자랑삼아 건넨다.
일본列島는 21세기 국제화 시대에 맞는 구조로 거침없이 모습을 바꾸고 있다.그러나 일본에도 인프라의 병목(bottle neck)현상은 있다.어차피 도로는 협소하다.특히 공항은 나날이늘어나는 항공기 수요를 감당치 못하고 있다.
나리타 新국제공항을 이용하는 외국 항공기들은 활주로 확보에 애를 먹기 일쑤다.하나밖에 없는 활주로는 일본 국내 항공사에 우선 배정하는 경향이 어서 외국 항공기는 늘 정해진 시각에 뜨고 내리기가 어렵다고 불평이다.그래서 중간기착지로 일본 대신 활주로 사정이 나은 싱가포르를 택하는 항공기가 늘고 있다.
나리타를 포함,17곳의 국제공항을 두고 있고(한국은 3곳) 列島의 남북 1천8백㎞를 시속 2백㎞의 신칸센(新幹線)열차가 5분 간격으로 從走하는 인프라의 대국 일본.이 나라가 공항시설부족으로 빚는 병목현상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 사한다.
비행기가 내려 앉으면 연료를 채워야하고 機內食도 공급받아야 한다.기내 청소 용역도 있고 면세점 판매 수입,창고사업 등 장사할만한 것이 얼마든지 있다.『영종도건,釜山과 巨濟島 사이의 어느 지점이건 대형 비행장이나 항구시설을 지금 갖 춰야 한다.
10억달러를 들여 국제공항을 만들어도 큰 부담이 없다.인프라 투자는 바로 돈이 돼 되돌아오는 것이다.』李健熙 三星회장이 그룹내 質 경영 특강에서 인프라스트럭처 투자를 강조한 이 대목은官이든 民이든 사회간접자본 투자에 얼마나 유연한 시각을 지녀야하는지를 잘 말해 준다.
[오사카=鄭洪烈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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