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파트 “테러포기” 선언/중동평화 정착에 새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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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미 백악관서 평화협정 조인/이·PLO정상참석… 레바논·가자지구선 반대시위
【워싱턴·로스앤젤레스·베이루트·가자지구 AFP·로이터=연합】 13일 오전(한국시간 14일 0시) 백악관에서 거행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 간의 역사적인 평화협정 조인식에서 이츠하크 라빈 이스라엘총리와 야세르 아라파트 PLO의장은 클린턴 미 대통령을 비롯한 3천명의 각국 참석자들과 전세계 수억명의 TV시청자들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평화를 다짐하는 악수를 교환,중동평화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카키색 군복차림의 아라파트는 협정서명직후 연설을 통해 『우리의 자결권행사가 인접국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그들의 안보를 침해하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테러포기입장을 분명히 했다.
시종 밝은 표정의 아라파트는 『이 협정의 서명으로 금세기동안 지속됐던 고통과 질곡이 끝나는 새로운 장이 열리기를 희망한다』면서 『평화정착과 팔레스타인의 경제재건을 위한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협력을 요청했다.
라빈총리는 증오와 피로 얼룩진 보복의 과거를 내던지고 『상호승인,선린과 이해를 바탕으로 한 중동평화의 새시대를 열어나가자』고 호소하고 『피와 눈물은 이만하면 충분하며 이제 평화의 시대가 다가왔다』고 선언했다.
조인식을 주재한 클린턴대통령은 『오늘 우리의 역사의 드라마중 하나를 목격하고 있다』면서 평화협정의 이행을 가로막는 난관들을 해결하는데 미국이 적극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베이루트에서는 레바논군이 13일 팔레스타인­이스라엘 평화협정 조인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던 회교파 과격단체인 헤즈볼라 지지세력들에게 발포,7명이 죽고 41명이 다쳤다고 현지 목격자들이 밝혔다.
또 이스라엘 점령지 가자지구에서도 이스라엘군이 자치협정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던 회교 과격세력들에게 발포해 최소한 10명이 부상했다고 목격자들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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