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초등학생까지 정신대로 끌고갔다

중앙일보

입력

지난 '92년 오늘(1월 15일)은 우리국민에게 "일제의 만행의 끝은 어디였을까?"라는 의문을 품게한 날이었다.

이날 신문은 일제가 초등학생까지 정신대로 동원했다는 사실을 보도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일제시대 한국에서 교사를 지낸 한 일본인 교사가 당시 그녀가 담임이었던 방산초등학교 6학년생 6명의 정신대 동원 기록이 남겨진 학적부를 찾아냄으로써 확인됐다.

학적부에는 당시 학생들이 정신대로 출발하기까지 설득과정·동원경위·출발날짜·장소까지가 일방적인 일본인들의 시각으로 기록돼 있어 태평양전쟁말기 초등학생에까지 손을 뻗친 일제의 수탈상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이들이 재학중 정신대로 떠나버렸는데도 학적부에는 모두 정상적으로 졸업한 것으로 적혀있어 일본정부가 체계적으로 정신대 동원에 관여하고 있었음을 증명했다.

정신대에 동원된 아이들은 기록상으로 몇가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우선 성적이 대체로 우수하고 성격이 성실·온순했다는 점, 신체가 건강하고 발육상태가 양호했으며 집안환경은 대체로 좋지 못했다는 점 등이다. 이들은 특히 수신(도덕)·창가·체조·봉제 등 과목에서는 대부분 10점 만점에 9점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첫 학적부 발견을 계기로 전국 초등학교에서 학적부 조사가 실시돼 서울의 11명뿐 아니라 광주·전남(23명)·부산(18명) 등 모두 88명이 정신대로 끌려간 사실이 확인돼, 전국적으로 반일감정이 고조되면서 각종 항일단체를 중심으로 시위와 규탄대회가 잇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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