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이스라엘.PLO 상호승인 합의하던날현지표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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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45년에 걸친 이스라엘.팔레스타인간의 피의 역사에 사실상종지부를 찍는 상호승인 합의소식이 전해진 9일밤 유대인.팔레스타인人간에는 환영과 반대 분위기가 엇갈려 어수선한 분위기다.
주민들은 술집등에 삼삼오오 모여앉아 앞으로 전개될 상황에 대해 얘기를 주고 받는 모습.
예루살렘 중심가인 리블린街의 선술집에서 맥주를 마시던 한 유대인은『오늘은 20세기 중동역사에서 가장 의미있는 날』이라며 건배를 제의하기도.
호텔종업원인 팔레스타인人 이브라힘씨는『오늘은 사실상 팔레스타인국이 창설된 날』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스라엘 라디오 방송은 이날 처음으로 요르단의 수도 암만에 기자를 파견,상호승인후의 현지모습을 생생히 실황중계했다.
아무런 제지없이 요르단 입국을 마친 이스라엘 국영 라디오방송의 기자는『암만시민들은「이스라엘을 환영한다」「요르단강 西岸에 있는 친지에게 안부를 전한다」는 등 친근하게 말을 건네는 등 매우 따뜻한 분위기』라고 다소 흥분된 목소리로 전 했다.
○…한편 잠정자치안에 반대하는 예루살렘의 시민집단은 이날 오후5시가 지나면서 총리실앞에 모여들기 시작,「이스라엘은 위험에처해있다」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치켜들고 쇠막대기로 바위를「툭툭」치며 타이어에 불을 붙여 항의의사를 표시.
각의를 끝낸 각료들이 총리실앞에 모습을 드러내자「매국노」「반역자」등 분노에 찬 욕설을 퍼부어 순간 긴박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이날 이스라엘 국회에서는 잠정자치안.상호승인 문제등에대한 토의가 벌어졌다.
연단에 오른 페레스 외무장관이『이스라엘은 지금 역사적인 결단을 하려하고 있다』고 말을 시작하자 듣고있던 야당의원들이 일제히『살인자 아라파트와 거래할 생각인가』라며 맹비난.
그러나 페레스 장관은 이에 개의치않고『아라파트의 과거는 문제삼지 않겠다.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이스라엘의 미래』라며 주먹쥔손을 흔들어보이는등 토론장을 압도.
이집트와의 평화조약 체결때 당시 베긴총리 밑에서 초대 駐이집트대사를 역임한 리쿠드黨의 에리아브 벤아리사 의원은『무서운 결정이지만 우리들은 이제 이 결정을 막을 수 없다』며 침통한 표정. [예루살렘=劉載植특파원] ○…오는 13일 팔레스타인 자치에 관한 평화협정 서명을 앞두고 튀니스의 PLO 관리들은 누가PLO 대표로 서명할 것이냐를 놓고 머리를 싸매고 있다고.
워싱턴에 있는 아이탄 벤추르 중동평화회의 이스라엘측 수석대표는 시몬 페레스 외무장관이 13일 백악관에서 열릴 이스라엘-PLO 평화협정 조인식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이스라엘의 한정부관리도 이같은 사실을 확인한 상태.
이에 반해 야세르 아라파트 PLO의장은 PLO의 외무부격인 정치부서의 책임자 파루크 카두미가 평화협정에 서명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으나 정작 카두미 자신은 이스라엘과의「부분적 또는 잠정적 협정」에 서명하는 것을 반대한다며 중동평화회 담의 팔레스타인 대표단이 이 협정에 서명해야 한다고 주장.
[튀니스 AFP=聯合] ○…라빈 이스라엘총리와 아라파트 PLO의장은 지난 7월 1일 파리의 한 호텔에서 비밀리에 회동했다고 프랑스의 한 방송기자가 주장.
프랑스의 유대계 방송사에 근무하는 발레리 제나티(女)기자는 국영 프랑스-2TV와의 회견에서 지난 7월 라빈 총리가 프랑스방문기간중 묵은 콩코르드 광장의 크리옹 호텔 스위트 룸 앞에서아라파트를 보았다고 밝혔다.
[파리 로이터=聯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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