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신국방백서-한국안보 미전략 핵심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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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빌 클린턴 美國행정부는 향후 2000년까지 미국 국방력의 수준을 결정하는 새 국방백서를 발표했다.
특히 클린턴행정부는 미국이 소련의 팽창정책을 저지한다는 세계전쟁 차원의 전략개념에서 지역분쟁 해결을 주목적으로 하는 전략으로 변경하면서 美군사력을 어느 수준으로 감축할 것인가를 검토해 왔다.
클린턴행정부는 한때 세계 두개지역에서 전쟁이 동시에 발발했을때 한쪽에 치중해 승리를 거두고 그 기간에 다른 지역은 소강상태를 유지하다 이긴 지역에 투입된 미군을 뒤늦게 투입한다는 윈-홀드-윈(win-hold-win)전략을 검토했 었다.
이 경우 우선적으로 피해를 볼 지역은 한반도였다.
걸프지역과 한반도에서 전쟁이 동시에 발발한다면 미국은 걸프지역에 주력군을 먼저 투입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레스 애스핀 美국방장관은 결국 미국의 새 세계전략으로두개의 지역분쟁을 동시에 승리로 이끄는 윈-윈(win-win)전략을 채택키로 했다고 선언했다.
윈-윈전략의 핵심은 한반도와 걸프지역에서 동시에 전쟁이 발발했을때 미국이 어떻게 대처하느냐로 모아진다.
따라서 새 국방계획은 전반적인 美군사력의 감축을 지향하고 있지만 두개의 지역분쟁에서의 동시 승리라는 개념 덕분에 한반도와관련된 미국의 군사력은 오히려 보강된 측면이 강하다.
미국은 99년까지 ▲육군은 14개 사단에서 10개사단(부시행정부는 12개사단)으로 ▲해군은 13개 항공모함에서 12개 항공모함으로 ▲공군은 28개 전투비행단에서 20개비행단으로 전반적인 감축을 시행한다고 확정했다.
주한미군의 경우 이미 90년 넌-워너 법안에 따라 3단계 철수안을 확정해 놓은 채 1차감축이후 北韓의 核문제로 감축을 일시 중단한 상태였다.
그러나 이러한 기존의 감축계획에도 불구하고 윈-윈전략을 수행하려면 미국은 99년까지는 현재 수준의 주한미군을 유지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미국은 주한미군 감축계획이 확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한미군을 현수준으로 유지한다는 논리를 클린턴대통령의 약속에서 찾고있다. 백서는『2개 여단으로 구성된 1개사단의 주한미군 가운데1개여단은 궁극적으로 철수한다는 계획이지만 클린턴대통령은 한국민이 원하고,그럴 필요가 있으면 주한미군을 계속 주둔시키겠다고강조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미국은 여기에 위기 대처능력을 높이기 위해 현재보다 더 높은수준으로 전쟁물자를 한반도에 전진 배치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한반도 주변인 극동지역의 군사력 배치는 오히려 늘어났다.
새 백서는 현재의 極東 美군사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오키나와(沖繩)등에 1개 해병 상륙여단을 추가로 배치한다는 것이며 전쟁이 발발했을 경우 1단계(침략저지)와 2단계(추가군사력 배치)에서 현재의 계획보다 군사력을 증강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현재 갖고 있는 계획으로는 군사력 보강단계가 미흡하나 새 계획에 따르면 매우 양호해진다는 자체 평가를 하고 있다.
미국은 과거 냉전구조아래에서 세계 안보질서의 한부분으로 한반도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의 새 국방전략에서는 美國의 아시아에 대한 관심이증대되고 한반도 분쟁이 미국방의 핵심 자리를 차지하게 된 것이다. 그러한 변화에 힘입어 한국의 안보는 오히려 덕을 본 것이라 할수 있다.
[워싱턴=文昌克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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