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선두.꼴지 격차커 흥미 반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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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프로야구 상하위그룹의 전력차가 점점 더 벌어져 흥미를 반감시키고 있다.
특히 인천이나 전주팬들이 느끼기엔 더욱 그렇다.
홈팀이 특정팀에 일방적으로 당하거나 동네북처럼 15연패를 기록하는데야 흥미가 있을 수 없다.
더욱이 앞으로도 태평양 이나 쌍방울은 만년꼴찌 신세를 면할 길이 없어 심각한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올해 태평양은 해태와 18게임을 치러 단 한번 이겼다.또 태평양은 15연패를 기록,통산 최다연패(18연패)기록을 가까스로넘길수 있었다.
태평양은 30일 현재 3할2푼9리의 승률(30승9무66패)을마크,1위 해태(0.671,70승1무34패)의 절반에도 미치지못하고 있다.
쌍방울도 3할8푼대의 승률(37승2무62패)을 올리고 있다.
이들 팀이 해마다 하위권에서 허덕이고 있는 것은 스카우트 실패등 구단 운영미숙에 큰 원인이 있기도 하다.
태평양은 타자들보다 투수들을 주로 끌어모아 타격에 취약점을 보였고 쌍방울은 신인 1,2차 지명에서 玉石을 가리는데 실패,전력강화를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이같은 단편적인 운영미숙보다는 타구단에 비해 열악한 입지조건이 하위 추락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현재 전국에는 48개의 고교야구팀이 있다.그중 17개는 서울에 있고 부산.경남지역에 8개,대구 5개,광주.전남지역 3개,인천.경기.강원지역 9개,전북 2개,대전.충남북에 4개등 지역에 따라 심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90년부터 92년까지 대통령배등 전국고교대회 우승팀을 뽑아보면 지역간 격차는 더욱 커진다.
지난 3년간 서울(LG.OB지역)의 고교팀은 21차례의 전국대회에서 7번 우승을 차지했고 부산.경남(롯데)이 7번,경북(삼성)이 한번,충남북(빙그레)4번 등이다.
고교의 강팀이 서울.경남지역에 편중돼 있는 것이다.
이에따라 이들을 뽑을수 있는 LG.OB와 롯데는 앞으로도 좋은 재목들이 줄줄이 입단하게 된다.프로야구는 대졸선수의 경우 본거지 출신중 한명만 연고를 맺도록 제한했으나 고졸선수는 제한이 없다.따라서 고졸선수를 무더기로 뽑아갈 경우 막을 방법이 없다. 이같은 악순환속에 태평양.쌍방울 두팀은 8개구단중 관중수마저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쌍방울은 올해 게임당 평균 2천7백8명을,태평양은 5천5백9명을 마크하고 있다.
LG의 1만2천6백98명에 절반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90년 프로야구를 창단한 대만은 이같은 자원부족을 메우기 위해 39명의 외국인 선수.코치를 용병으로 고용하고 있다.
6개팀은 각 3명씩의 외국용병선수를 기용할 수있고 협회가 이들의 급여를 월 5천~6천달러이내로 못박아 돈으로 싸우는 과열스카우트를 예방하고 있다.연봉상한선이 정해져있기 때문에 미국의더블A리그 소속이나 도미니카.파나마등의 퇴역선수 들이 용병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수준은 생각보다 높아 대만 프로야구가 급속히 발전하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한국 프로야구는 해마다 선수부족으로 애를 먹고 있다.그러나 앞으로도 양대리그 실시를 위해최소한 2개구단을 더 창단할 예정이어서 선수부족 현상은 더욱 심각해 질 전망이다.
따라서 대만식 외국인선수 운용방안을 검토해야할 시점에 왔다는여론이 높다.
〈權五仲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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