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한국화가 이동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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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전시회를 연다는 것은 자신의 작업에 책임을 진다는 뜻이기도합니다.그간 작업을 쉬임없이 계속해 왔지만 이제야 겨우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11년만에 제7회 개인전을 마련,오는 9월2~12일 조선일보미술관에서 발표회를 갖는 중견한국화가 靑史 李東拭씨(52)는 『나이가 들수록 조심스러워진다』며 웃는다.60년대 극사실 작업에서 70년대초 용접기를 동원하는 파격적인 철판작 업으로 「동양화단」에 크나큰 충격을 안겨주기도 했던 그는추상세계를 거쳐 다시 구상의 세계로 되돌아왔다.
이번에 선보일 작품은 80년대에서 최근작에 이르는 42점.1백호 크기의 대작도 10여점이 넘게 출품돼 긴 세월동안 그가 안주해온 것은 아님을 드러낸다.
출품작들에서 보이는 가장 큰 특징은 다양성.『한라산』등 실경산수에서 心像이 투영된 풍경화,어린 시절 보았던 농촌사람들의 생활정경을 재현시킨 풍속화,대상을 단순화시킨 동물화와 인물화들이 고루 전시돼 두루 막힘이 없는 그의 기량을 내 보인다.
『최근에는 자연의 근원적인 힘을 현대적인 조형어법으로 표출해내는데 골몰하고 있습니다.잡다한 것들을 털어내버리고 비록 눈에띄지는 않지만 實在하고 있는 것을 다루려고 애쓰지요.』그는 근래들어 한국화단에 유행처럼 번져가고 있는 「서양화 흉내내기」에대해 『예술은 유행이 있을 수 없고 있다면 오직 작가의 존재성만이 있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우리 그림의 정체성을 획득하는것만이 가치를 지닐 수 있다』고 힘주어 말한다.
靑史는 서라벌 예대와 고려대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현재 경희대.
연세대 강사로 출강중이다.
〈洪垠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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