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한국통신/투자재원 마련 “비상”/영업부진·실명제실시 여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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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자금난 창사이래 “최악”
한국전력과 한국통신이 금융실명제 실시의 여파와 영업부진으로 창사이래 최악의 자금난에 빠져 올해 투자재원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그동안 「앉아서 장사」해온 공기업들이 정부의 공공요금 동결정책에다 이상저온과 지역통화권 확대 등으로 영업수익이 예상보다 큰폭으로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특히 투자재원 마련을 위해 발행한 채권도 금융실명제에 따른 채권시장의 위축에 따라 제대로 소화되지않아 자금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30일 한전에 따르면 이상저온과 경기침체로 여름철 전력판매가 부진,올해 전기판매 목표액 7조4천억원의 달성에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4월부터 5% 인상키로 한 전기요금 조정이 새 정부의 공공요금 동결정책으로 무산된 것도 한전의 경영을 압박하고 있다.
한전은 특히 2001년까지 85개 발전소 건설을 목표로 올해 4조9천억원의 투자계획을 세워놓았으나,이 가운데 전력채 발행을 통해 조달키로한 8천5백억원의 확보에 차질이 예상된다.
한전 정년수 투자계획부장은 『최근 금융실명제로 채권시장 상황이 나빠지면서 채권소화가 제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8월중 1천억원의 전력채 발행을 재무부로부터 인가받았으나 완전 소화는 힘든 실정』이라고 말했다. 한전은 올해보다 5조3천억원의 설비투자가 계획된 내년과 5조8천억원의 투자재원이 필요한 95년에 더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국통신도 경기침체로 전화사용이 줄어들고,지난 2월 시외전화요금 인하에다 가입전화 판매가 당초 계획을 밑돌면서 상반기중 매출액이 목표(2조6천1백억원)보다 2천2백억원이 미달됐다. 그동안 매출액 대비 16∼17%의 당기순이익을 내온것에 비하면 이례적인 것이다.
한국통신 김세창 종합조정부장은 『7월1일부터 인접지역 통화권 확대로 하반기의 수입은 더욱 감소할 전망이어서 올해 전체 5조2천2백80억원의 매출 목표액에서 4천5백억원의 차질을 빚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국통신도 올해 계획된 2조8천억원의 시설 투자비중 2천억원은 채권발행으로 조달할 계획이었는데 실명제 실시로 8월부터 채권이 소화되지 않고있어 극심한 자금난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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