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 5명 살해 암매장,막내아들 범행자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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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23일 오후2시쯤 서울성북구장위3동 李鼎鉉씨(73.무직)집 정원에서 李씨와 부인 趙金禮씨(73),아들 浩昌씨(40.상업),며느리 朴興分씨(34),손녀 美英양(13.서울S중1)등 일가족 5명이 둔기로 살해된뒤 암매장된채 발견됐다.
24일 경찰은 숨진 李씨의 막내아들 浩成씨(33.노동)로부터아버지가 재산을 나눠주지 않아 5명을 살해,암매장했다는 범행일체를 자백받고 浩成씨를 존속살인등 혐의로 구속했다.
李씨의 출가한 딸 浩淵씨(47.서울동대문구전농3동)는 23일오전10시쯤『친정에서 1주일이 넘도록 전화를 받지 않는다』며 경찰에 신고했었다.
경찰은 李씨의 집 문간방에 핏자국이 있고 벽지가 뜯겨져 있었으며 정원이 파헤쳐진 흔적이 있어 정원을 파보니 시체가 암매장돼 있었다는 것이다.
암매장된 시체들은 알몸이거나 잠옷차림으로 지하 약 1.8m 깊이에 일렬로 묻혀 있었으며 머리부분을 둔기로 맞아 함몰된 상처가 있었고 부패가 심해 숨진지 10일정도 된것으로 추정됐다.
浩成씨는 경찰에서『14일새벽 망치를 들고 들어가 잠들어 있는아버지 李씨부터 각자 방에서 차례로 망치로 때려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浩成씨는 또 15일 낮 친구1명을 불러 정원을 판후 그날밤 아버지 李씨를 혼자 묻고 16일낮 다시 친구와 정원을 파고 17일새벽 혼자 나머지 4명을 차례로 매장했다고 진술했다.한편 함께 정원을 팠다는 용역회사 동료 金모씨(29)는 24일 자진출두,『친구인 浩成씨가 하수도를 파달라고해 일당 5만원을 받고땅을 팠을뿐 범행사실은 몰랐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浩成씨가 78년 고교 2년때 바로위 누나가 교통사고로숨진데 충격을 받고 우울증에 시달리다 학교를 자퇴한 사실이 있어 정신병에 의한 범행여부도 조사중이다.
숨진 李씨는 1.4후퇴때 황해도 장단에서 월남해 80년대초까지 시계방과 보석도매상등으로 재산을 모았으며 지금 살고 있는 장위3동집(시가 7억원)외에도 서울청량리등에 부동산이 있으며 주식도 상당히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李씨는 본처외에 둘째부인도 있어 75년부터 87년까지 본처인趙씨와 헤어져 사는등 여성편력이 심했고 지나치게 재산에 집착을보여 가족들과 불화가 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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