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양은 풍성 질은 제자리-김재홍 조남현교수 세미나발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도식적인 소재주의와 틀에 박힌 형태주의,그리고 동어반복에 머무르는등 복고주의를 과감하게 극복해나가야만 시조는 오늘의 문학으로서 기능할수 있다』는게 金씨의 지적.
金씨는 또『현대시조는 아직도 방법이나 기교적인 면에서 다양한실험의 노력이 부족하다』며 『현대시가 활용하고 있는 상징.비유.역설.알레고리는 물론 패러디나 형태실험에 이르기까지 보다 과감하게 현대시의 방법과 기교를 이끌어들임으로써 시조의 생명력을확대하고 심화해나가야한다』고 주장했다.
1920년대 崔南善이 국민문학운동의 일환으로 시조부흥론을 펴자 문단에서 일기 시작한 시조비판론들을 분석한 曺南鉉씨는 주제발표「시조비판론 재해석」을 통해 『자체내에 문제와 한계를 지닌시조는 거기에 대한 비판론을 적극 수용,자기발견 이나 자기발전을 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귀족적인 시양식으로 민중화.보편화되기가 어렵다▲짓기도 어렵고 이해하기도 어려운 속성과 내용을 지니고 있다▲사상과 감정이현대인에 맞지않는 낡은 것이다▲형식상의 구속력이 강하다는 등 20년대부터 지금까지 줄곧 제기돼온 시조비판론을 겸허히 수용,『현대사상이나 현실로부터 또는 민족이나 대중으로부터 소외되지 않을까 끊임없이 우려해야만 영원한 민족시가로 시조는 살아남을수있다』고 曺씨는 주장했다.
한편 이번 세미나에서 토론자들은 시조의 대중화.활성화를 내세우면서도 시조단 스스로 폐쇄회로에 갇힌 것은 아닌가에 대해 심각한 자기 반성을 했다.오늘의 시조는 시조시인들의 전유물적인 성격을 강하게 지님으로써 시애호가들로부터도 경원되 고 있다는 인식아래 시조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시조작품 자체가 구투를 벗고오늘의 삶을 총체적으로 담을수 있게 내용과 형식 모두 혁신돼야한다는게 참석자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李京哲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