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은 감정 청산…좋은 인연 돼야죠"|KBS 『다큐멘터리 극장』전 전대통령 역 박용식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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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5공 때 전두환 대통령과 닮았다는 이유로 방송 출연이 정지됐던 탤런트 박용식씨(48)가 29일 밤 8시에 방송되는 KBS-TV 『다큐멘터리 극장-국제그룹 해체, 정치적 타살이었다』 편에서 전두환 전대통령의 역을 맡아 화제.
박씨는 MBC-TV『제3공화국』에서 젊은 시절의 전두환 역과 도중 하차한 『땅』에서 백담사에 있는 전두환역을 맡은 적이 있으나 『 땅』이 외압으로 도중 하차하는 바람에 잠시 얼굴만 비쳤을 뿐이었다. 대통령이 된 전두환 역을 맡아 본격적으로 전씨의 개성을 연기 하기는 이번이 처음인 셈이다 .
박씨는 80년 언론통폐합직전 전두환씨가 국보위상임위원장으로 있을 당시 그가 몸담고 있던 TBC의 한 간부에게 불려가 『앞으로 방송출연을 못하게 됐으니 그리 알라』는 통보를 받은 뒤부터 2년 동안 전혀 방송출연을 못했다. 그후 박씨는 이원홍 당시 KBS사장과 의 독대 끝에 가발을 쓰는 조건으로 겨우 출연을 허용 받았지만 정신적으로 심한 위축감을 느껴 연기를 제대로 할 수 없었다고 한다. 또 방송출연이 전면 중단되었을 때는 경제적으로도 큰 타격을 받았으나 마침 조그만 방앗간을 부업으로 운영하고 있었기에 생계를 꾸려갈 수 있었다고 한다.
91년 연희동에서 전씨와 면담하기 전까지는 전씨에 대한 나쁜 감정이 있었으나 『본의 아니게 피해를 줘서 미안하다』는 전씨의 사과를 받고는 묵은 감정을 말끔히 씻었다. 또 전씨 측에서도 명절 때 가끔 선물을 보내오고 있어 『요즘은 두 사람의 악연이 인연으로 바뀌어가고 있는 중』이라고 그는 말한다. 박씨는 전씨의 대통령시절이 지금의 박씨보다 마른 편이어서 단기적으로 체중을 빼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는 중이다.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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