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열의 큰뜻 기리며 줄잇는 참배/임정 5위 영현봉안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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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이른아침부터 시민들 발길/김 대통령등 정부요인 어제 분향
해방 48년만에 5일 환국한 임시정부 요인 다섯분의 유해는 꿈에도 그리던 조국의 품에 안겨 첫밤을 보냈다.
5일 오후 김포공항의 봉영식에 이어 유해는 서울 동작동 국립묘지영현봉안관에 안치됐으며 김영삼대통령을 비롯,황인성 국무총리 등 3부요인과 각계 대표가 분향·헌화했다.
일반인들의 참배가 시작된 6일에는 이른 아침부터 참배객이 몰리기 시작,공무원·재향군인회원 등 3천여명의 단체 참배객과 개인 등 이날 하룻동안 3만여명이 줄을 이어 선열들의 높은 뜻을 기렸다.
일반인들의 참배·분향은 9일까지 계속된뒤 임정 선현 5위 봉환 국민제전준비위원회(위원장 황인성 국무총리) 주관으로 10일 오전 10시 국립묘지 현충문 앞에서 영결식을 갖고 정오에 애국지사 묘역뒤에 마련된 임정요인 묘역에 안장된다.
임정 2대 대통령을 지낸 박은식선생의 유해는 30평 규모의 수반급묘역 중앙에,국무위원급인 신규식·노백린·김인전선생의 유해는 바로 아래 8평 규모의 장방형 유택에 모셔질 예정이며 국무위원이 아닌 안태국선생의 유해는 애국지사 묘역에 모셔진다.
분향소에는 오전 8시쯤부터 박은식선생의 손자 유철씨(55),신규식선생의 손자 중수씨(49·독일 베를린시),김인전선생의 외손자 최순성씨(64)·증손자 김승근씨(27) 등 유족 4명이 나와 수많은 참배객을 맞았다.
박은식선생의 유족들은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있는 박유철씨 집에 모두 모여 유해봉환 장면을 TV를 통해 밤늦게까지 보고 아침 일찍 국립묘지로 나오는 등 대부분의 다른 유족들도 가까운 친지집에서 하룻밤을 지냈다.
유족들은 『이제 고인들이 고국의 품에 전혀 잠들게 돼 감개무량하다』며 『우리도 이제 편안하게 잘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신규식선생의 자부이자 윤보선 전 대통령의 둘째딸인 윤완희여사(75)는 오전 8시쯤 가족들을 모두 데리고 나와 고인의 영정에 분향하기도 했다.
윤여사는 『늦었지만 소망이 이루어져 말할 수 없이 기쁘다』며 『아버님께서 이제는 편안히 주무실 수 있을 것』이라고 감회어린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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