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일 총선 돌입… 사상 최대경쟁/18일 자정께 윤곽 드러날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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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신당 약진… 정계개편 촉진될듯/자민·비자민 모두 과반 불가능/「사회」 참패예상… 연정 형태에 관심
자민당 일당 지배체제가 계속될 것인가,비자민 연립정권이 탄생될 것인가가 최대 관심이 되고 있는 일본의 제40회 중의원선거가 18일 전국 1백29개 선거구에서 일제히 실시된다. 이번 총선에서는 자민·사회 양당을 중심으로한 소위 「55년체제」이래 가장 많은 9백55명이 입후보,5백11개 의석을 둘러싼 최후의 공방을 펼치게 된다.
자민·사회·공명·공산·민사·사민련 등 기성 6개당에 일본신당,자민당에서 떨어져 나온 신생당,신당 사키가케가 후보를 대량으로 내세워 전례없는 격전이 예상된다.
이번 총선의 초점은 ▲자민당이 선거전 의석(2백27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인가 ▲3개 신당의 획득 의석 ▲고전이 예상되는 사회당(선거전 1백35석)이 어느 정도 의석을 유지할 것인가 등이다.
○자민 「현상유지」 초점
선거에서 자민당은 「정국의 안정」을 내세워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반면 신생·사민연 등 5개 당은 「자민당 1당 지배」의 타파와 비자민·비공산정권 수립을 강조,정권선택이 최대 쟁점이 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자민당은 물론 신생·사민연 등 5개 당도 정권획득에 필요한 과반수(2백56석)를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일본신당과 신당 사키가케가 어느 정도의 의석을 획득할 것인가,선거후 특별국회에서의 총리 지명선거에서 이들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본 중의원선거제도를 중심으로 한 정치개혁 논의가 미야자와 기이치(궁택희일) 내각 불신임안 가결→자민당 분열→중의원 해산 등으로 이어진 이번 선거의 결과는 미야자와 정권의 존속,여·야당 구도뿐 아니라 장기적인 일본의 정치흐름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전망이다.
이번 총선결과는 18일 밤 자정쯤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계개편의 분수령이 될 이번 총선을 앞두고 진앙지인 자민당보다는 오히려 사회당이 참패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동서 냉전구조의 붕괴로 존립의미가 희박해진데다 자민당에 대한 비판이 기존 정치세력에 대한 비판으로 확대되면서 사회당이 사상 최대 위기에 직면한 것이다. 16일 발표된 후지 TV의 여론조사는 사회당 의석이 54석으로 떨어질 것이란 최악의 분석을 내놓았다. 15일 아사히(조일) 신문이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것을 봐도 사회당 지지율은 8.3%(90년 18.9%)로 사상 최저수준이다.
○재계 경제개혁 기대감
이번 총선을 앞두고 일본 주식시장은 총선후 어느 당이 집권을 하든 새정부가 경제를 자극하기 위해 추가 경제촉진책을 마련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팽배해 있다.
일본 주식시장의 닛케이 평균주가는 지난 14일을 제외하고는 꾸준히 상승을 기록,16일에는 1주일전보다 2.3%(4백54.14엔) 상승한 2만3백31.53엔에 폐장했다.
증권 중개업자들은 일부 투자가들이 총선후 주가가 뛸 것으로 예상,주식을 매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주식전문가는 『총선후 새정부가 연정형태로 된다하더라도 경제정책이 자민당 정책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전제,『주식시장이 이같은 분석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대미 불신 이슈 부각
이번 일본 총선 유세전의 한 특징으로 외국,특히 미국에 대한 불신이 주요이슈로 등장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40년 이상 일본 정치를 독점해온 자민당의 경우 일본이 안전하고 번영된 국가로 남기 위해서는 정치안정이 필수요건이라는 점을 내세우기 위해 세계 각국의 불안요소를 부각시켰다. 정치분석가들은 최근 부정부패 비난을 받아온 자민당이 부정부패로 쏠리는 유권자들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이런 선거전략을 택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일본』이라는 책을 쓴 이시하라 신타로(석원신태랑)가 외국의 문제를 가장 많이 애용한 정치인으로 지적된다. 그는 한 유세에서 『일본 경제가 1류이고 정치가 3류라면 미국 정치는 4류』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농촌지역에서 행한 연설은 『미국 의원들이 일본 의원들보다 더 바보스럽다』고 말하기도 했다.<동경=곽재원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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