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시각서 본 국내경제 "해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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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우리 경제의 당면과제는 선진경제의 기반을 확고히 하고 국제경쟁력을 키우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세계경제환경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탈산업사회의 경제구조가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 그리고 국제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정부·기업·국민이 어떻게 합심하여 노력해야 할 것인지를 정확히 인식하고, 국제경제질서의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반서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 책은 독자들로 하여금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하게 할뿐만 아니라 스스로 해답을 얻도록 일깨워준다.
신경제라고 불리는 「YS노믹스」의 성패도 결국 변화된 국내외 환경을 정확히 인식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으며 국내문제를 잘 해결한다는 것과 국제화한다는 것이 결코 분리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장현준 박사는 우선 새로운 경제질서와 국제경쟁력에 관한 신사조를 설명하고 다음으로 미국·일본·유럽경제를 소개하고 분석했다.
특히 제2장에서 저자는 세계 석학들의 현실세계에 대한인식과 다가올 세계에 대한 조망을 그들의 문제작을 통해 요약 소개함으로써 엄청난 독서량과 요점전달능력을 보여준다.
여기엔 냉전 종식후 유럽·미국·일본중심의 3극 체제하에서 유럽의 역할을 강조한 레스터 서로의 『대접전』, 90년대를 맞으면서 미래에 대한 분홍빛 기대가 점차 체감돼 가는 현실을 기술하면서 장기적으로 국민복지를 향상시키는 길은 생산성의 증가뿐이라고 강조하는 폴 크루먼의 『기대체감의 시대』가 들어있다.
또한 역사를 움직여온 힘은 「인정을 방기 위한 투쟁」과 「현대과학의 경제적 논리」라면서 자유민주주의로의 수렴을 예측하는 프랜시스 후쿠야마의 『역사의 종언과 최후의 증언』등이 간명하게 정리돼 있다.
저자는 『선진국이 기대체감시대에 돌입한 반면 우리는 기대치는 높아지면서도 오히려 생산성을 높이는 데는 손을 놓고 있다』고 비판한다.
국가적 차원의 자본가-노동자 대립은 지구촌경제에서는 무의미하고 탈산업사회·정보화사회에서의 노사관계는 산업사회에서와는 다르며 우리는 여기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지적이다.
전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새로운 경제법칙은 부가가치 창조에 더 많이 기여하는 기업과 인력이 더 큰 보상을 받게 되는 것이며 국적이나 노조라는 외피가 더 이상 보호막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세계경제개혁의 현장을 가다』는 경제현실을 고민하고 미래의 갈 길을 모색하는 우리 모두에게 다시 한번 모든 경제현안과 미래의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드는 책이다.

<중앙일보사·3백35쪽·5천원> 【김인준 교수<서울대·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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