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 "43도쯤이야" 폭염 속 PGA 챔피언십 티샷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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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누가 영광의 주인공이 될 것인가. 올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PGA 챔피언십이 9일 밤(한국시간) 미국 오클라호마주 털사의 서던힐스 골프장(파70.7131야드)에서 개막했다.

올해 대회에선 한국의 최경주(나이키골프)와 더불어 중견 골퍼 스튜어트 싱크(미국.세계랭킹 22위)의 활약을 지켜보는 것도 관전포인트다.


싱크에겐 서던힐스가 결코 잊을 수 없는 악몽의 장소다. 2001년 이 코스에서 열린 US오픈에서 싱크는 골프사에 길이 남을 만한 어이없는 실수로 우승컵을 놓쳤다.

싱크는 마지막 4라운드 17번 홀까지 레티프 구센(남아공)과 똑같이 5언더파로 우승을 다투고 있었다.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싱크는 4.5m 거리의 파퍼트를, 구센은 3.6m 버디퍼트를 남겨놓았다. 이때 믿을 수 없는 사건이 잇따라 일어났다.

싱크의 파퍼트는 홀 45㎝ 거리에서 멈췄다. 졌다고 생각한 싱크는 구센에게 챔피언 퍼트의 기회를 주기 위해 공을 톡 쳐 넣으려다(탭 인) 보기 퍼트마저 놓치고 말았다. 흔히 말하는 'OK 거리'에서 서두르다가 더블보기를 한 것이다. 그런데 당연히 버디 아니면 최소한 파를 하리라고 생각했던 구센이 3.6m 거리에서 3퍼트를 했다. 결과적으로 싱크가 45㎝거리의 손쉬운 보기 퍼트를 성공했더라면 구센과 연장전을 벌일 수도 있었다.

그는 이 후유증으로 최근까지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권토중래를 벼르는 싱크는 어니 엘스(남아공), 콜린 몽고메리(영국)와 함께 1라운드를 시작했다. 메이저 첫 승을 꿈꾸는 최경주(나이키골프)도 헨릭 스텐손(스웨덴), 헌터 메이헌(미국)과 함께 출발했다.

올해 PGA챔피언십은 불볕더위와의 전쟁이 될 전망이다. 대회 기간 비 한 방울도 내리지 않는 가운데 섭씨 37도가 넘는 더위가 계속될 것으로 예보됐다. 특히 1, 2라운드 때는 수은주가 43도까지 올라갈 것이라는 기상 예보가 나오면서 더위를 극복하는 것이 우승 트로피의 향방을 가늠할 변수로 떠올랐다. 불볕더위가 계속되자 주최 측이 코스 곳곳에 대형 선풍기를 설치해 놨지만 선수들은 덥다고 아우성이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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