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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여명 몰려 “김대중” 연호/김대중씨 귀국하던날 표정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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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공항주차장 화단위서 즉석 연설/“강한 정부 되려면 강한 야당 필요”
김대중 전 민주당대표가 5개월여의 영국체류를 마치고 4일 오후 귀국했다.
이날 김포공항에는 민주당의 이기택대표를 비롯한 소속의원 대부분과 당직자·지지자 등이 대거 몰려 김 전 대표를 마중했다.
○여권인사도 환영나와
공식환영행사는 아니었지만 공식환영행사와 진배없는 마중행사는 그의 변함없는 영향력을 실감케 했다.
여권에서도 김덕용 정무1장관·주돈식 대통령 정무수석 비서관 등이 나왔다.
○…김 전 대표와 부인 이희호여사는 이날 오후 5시20분 KAL908 편으로 공항에 도착,미리 입국장내에 나와 있던 이기택대표·권노갑 최고위원·박지원대변인과 장남 홍일씨의 마중을 받았다.
김 전 대표는 일반승객통로로 나와 입구에서 김덕용 정무1장관의 인사를 받고 반갑게 악수를 교환.
도착승객 출구에는 김 전 대표가 도착하기 20분전부터 김원기·한광옥 최고위원,김윤식 원내총무,조승형 전 비서실장,유인학·채영석·한화갑·김옥두·최재승의원 등과 김승훈신부·김상근목사·이재정 성공회신부·진관스님·이돈명변호사·박현채교수 등 교계·학계·재야인사 등이 나와 그를 기다렸다.
공항주차장에는 「김대중선생의 귀국을 환영합니다」 「김대중선생이 곁에 계시는 것만으로도 우리 국민들은 신바람이 납니다」라는 민주당·지지자 명의의 현수막이 걸렸고 환영객 2천여명은 『김대중』을 연호.
○“자신감갖고 돌아왔다”
○…김 전 대표는 당초 당이 준비한 조그만 연단에서 귀국인사를 하려 했으나 지지자들이 가까이 몰려들자 주차장 화단위에 올라가 마이크를 잡고 즉석연설.
김 전 대표는 『조용히 귀국케 해달라고 당에 요청했는데 너무 많이 나와주셔서 당황스럽다』며 연설을 시작.
그는 『지난 2월 이 공항을 떠날 때는 마치 귀양살이·망명을 위해 유배지로 떠나는 심정이었다』며 『이제 그같은 낙심·좌절과 고통은 내게 없으며 40여년 정치생활이후 남은 인생에 대한 확고한 설계와 국민에게 봉사할 희망과 자신감을 갖고 돌아왔다』고 말을 이었다.
그는 『일부에서 내가 정치를 재개할 것이라고 하는데 나는 정치를 안한다』며 다시 『나는 안합니다』를 강조. 그는 『앞으로 통일과 아시아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하는 여러분의 친구 김대중으로 대해주고 정치재개에 대한 오해가 없기를 특히 언론에 부탁한다』고 당부.
YS개혁에 대해 김 전 대표는 『반드시 성공해야 하며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그 성공을 바라고 기대한다』며 『김 대통령은 많이 애썼고 몇가지 분야에서 성과를 거뒀으며 본인이 본격적으로 법과 제도적 개혁을 하겠다고 하니 성공을 진심으로 바란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의 향후 위상에 대해 『강력한 정부와 인기있는 대통령에 대해서는 반드시 강력한 야당이 있어야 한다』며 『인간은 하느님이 아니므로 자신감 과잉이 있으면 야당이 깨우치고 견제해야 대통령에게 도움이 되고,수구 반동세력 등장을 막아 야당도 수권정당으로 클 수 있다』고 주장.
김 전 대표는 『나는 현재 민주당의 특정인을 지지하는게 아니고 그럴 자격도 없으나 6천명의 대의원이 뽑은 지도부를 도와줘 야당부재라는 말을 듣지 않게 해야한다』고 이 대표 지지를 천명.
○“출석점검”일부 비아냥
○…동교동에 도착한 김 전 대표는 대기해 있던 의원·당직자·친척·지지자 등과 인사한후 기자간담회에 이어 명주­양양 보선당선자 최욱철의원의 인사를 받고 격려. 이날 자택에서 김 전 대표에게 인사를 건넨 정대철의원은 『출석점검이 끝났으면 갈 사람은 갑시다』고 다소 비아냥거리는 투로 돌아서 잠시 어색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최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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