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꿈나무-집중투자로 "속성재배" 서두를 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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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10여 년만에 서울에서 개최된 제 1회 코리아 그랑프리 탁구대회는 한국탁구가 세계정상에 오르기 위한 집중적인 투자의 필요성을 제시해줬다.
한국팀 코칭스태프는 「녹색테이블의 작은 마녀」덩야핑(중국)과 세계선수권 남 단식 준우승자 세이브(벨기에) 등 세계적 스타들과의 맞대결을 통해 이 같은 결론을 얻어냈다.
또 한국은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 주니어들의 실력이 여자선수들은 원래보다 부풀려 있는 반면 남자는 의외로 평가 절하돼 있다는 사실도 알게됐다.
억대 스카우트세로 화제를 뿌렸던 이질러버 공격수 유지혜(선화여상)는 단식 2회전에서 중국의 왕천에게 제대로 공격 한번 해보지 못하고 3-0으로 완패했고 박해정(제일모직)또한 선전에도 불구하고 왕천의 벽을 넘지 못했다.
또 현정화(한국화장품)와 같은 돌출러버를 이용한 펜 홀더 전진 속공수로 관심을 모았던 이은실(경일 여고)은 같은 전형의 일본 여고생에게 1회전에서 3-0으로 참패하고 말았다.
김분식(제일모직)의4강 진출이 다소 위안거리지만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는 것이 냉정한 평가.
그러나 남자부에선 국내 탁구선수 중 최장신인 1m84㎝의 고교 2년생 오상은(심인고)과 1m82㎝의 김봉철(광성 공고)이 세계랭커를 제치는 등 착실한 성장으로 전망을 밝게 해줬다.
이유성 여자 팀 감독은 여자의 경우 아직 세계수준과 거리가 있는 것은 확실하지만 대표팀내의 합숙훈련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2∼3명의 유망주들에게 1년여의 집중투자만 이뤄진다면 제 2의 현정화 배출도 가능하다고 낙관론을 폈다.
또 강문수 남자팀 감독은 세계 남자의 층이 두텁긴 하지만 오랜만에 유럽선수들에 비견될 좋은 체격의 유망주들이 성장을 거듭, 많은 국제대회 출전으로 노련미만 붙는다면 충분히 해 볼만하다는 자신감을 나타냈다. <유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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