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 메이저 첫 승 쏠까 PGA 챔피언십 오늘 개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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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89회째를 맞는 PGA 챔피언십이 9일(한국시간) 미국 오클라호마주 털사의 서던힐스 골프장(파 70.7131야드)에서 개막한다. 올 시즌 PGA투어 마지막 메이저 대회다.

◆정교함>장타=8일 대회조직위가 발표한 조 편성에 따르면 최경주는 1, 2라운드에서 세계랭킹 9위 헨릭 스텐손(스웨덴), 신예 헌터 메이헌(미국)과 함께 라운드한다. 스텐손과 메이헌은 둘 다 PGA투어에서 내로라하는 장타자다. 8일 현재 메이헌은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 부문에서 27위(298야드), 스텐손은 34위(297.2야드)를 달리고 있다. 순위는 20위권 바깥이지만 드라이브샷 거리 1위와는 10야드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최경주는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가 283.1야드로 140위권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최경주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다. 5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장타보다는 정교함이 중요하다는 것을 직접 입증했기 때문이다. 당시 타이거 우즈(미국).스텐손과 1, 2라운드를 함께 치렀던 최경주는 이렇게 말했다.

"조 편성을 보고 '정말 죽었구나' 싶었지요. 두 선수 모두 소문난 장타자 아닙니까.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같은 기분이었지요. 그래서 경기 전날 무릎을 꿇고 기도했어요. '하나님, 제발 제게 힘을 주세요' 하고 말이에요."

1라운드에서 최경주는 71타를 쳐 세 선수 가운데 성적이 가장 좋았다. 스텐손이 72타, 우즈는 75타였다. 2라운드 합계에서도 최경주는 145타로 나란히 148타를 기록한 우즈와 스텐손을 눌렀다.

◆4개 대회 4명의 챔피언?=올해 메이저 대회의 챔피언은 모두 달랐다. 마스터스에선 잭 존슨(미국), US오픈에선 앙헬 카브레라(아르헨티나), 디 오픈(브리티시 오픈)에선 파드레이그 해링턴(아일랜드)이 우승했다. 이 3명의 공통점은 모두 메이저 첫 우승이었다. 그렇다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PGA 챔피언십에선 누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까. 올해 2승을 거둔 뒤 메이저 첫 우승을 노리고 있는 최경주(나이키골프)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메이저 첫 승의 꿈=상금랭킹 5위(355만3825달러), 세계랭킹 13위를 달리고 있는 최경주는 이제 PGA투어에서도 정상급 선수로 대접받는다. '야후 스포츠'는 우승 후보로 우즈와 해링턴에 이어 최경주를 3위로 꼽았다. '골프매직닷컴'도 "최경주를 빼놓고 우승 후보를 논할 수 없다"며 그의 우승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최경주는 "이전 같으면 메이저 우승은 남의 이야기로만 들렸겠지만 요즘은 안팎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올해 샷 감각이 좋은 만큼 기회가 왔을 때 밀어붙여 꼭 꿈을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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