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기 1대로 호텔보다 고수익/카지노 어떻게 떼돈버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승율은 애초부터 손님에게 불리/돈풀었다 쓸었다 딜러 마음대로
국세청의 특별세무조사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카지노는 수백만∼수천만원하는 게임기 한대가 수백억원대의 호텔보다 더 많은 돈을 벌어들여 돈찍는 기계로 알려지고 있다.
모든 게임 자체가 업소측의 딜러에 유리하도록 되어 있고 딜러들은 고도의 훈련받은 도박사들이기 때문이다.
결국 카지노는 어쩌다 한번 나오는 일확천금에 눈먼 고객들의 사행심리를 이용해 가만히 앉아서 돈을 긁어 모으다시피 한다는 것이다.
카지노계에 정통한 사람들에 따르면 우선 게임기구 자체가 딜러(손님과 게임을 벌이는 업소직원) 편이다. 현재 각 카지노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게임기구들은 딜러 아닌 문외한이 작동하더라도 딜러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오도록 제작돼 있다.
카지노업계 스스로가 밝히고 있는 게임종류별 딜러 우세율은 손님을 1로 볼때 블랙잭은 1.5,룰렛 5.26,바카라 1.05,다이사이 2.78,빅휠 3.05 등 최소 0.5배에서 5.26배에 이른다. 게다가 딜러만 게임기구를 다루기 때문에 마음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승률을 높일 수 있다고 과거 종사자들은 말한다.
게임에 투입되기전에 최소한 1년의 훈련을 거쳐야 하는 딜러들은 이때문에 돈을 만드는 「신의 손」으로 불리고 있다.
돈을 끌어 모으다가도 손님의 흥미를 돋우기 위해 풀어주기도 하는 등 게임을 마음대로 이끌어가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따라서 손님은 애당초 자신에게 불리하게 만들어진 게임기구와 이를 자유자재로 요리하는 딜러를 상대로 「지는 게임」을 하도록 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업소측에 기본승률을 보장해주는 카지노게임에는 여덟가지가 있으나 워커힐 카지노 등 국내업소에서는 주로 블랙잭·룰렛·바카라 등 다섯가지가 행해지고 있다. 판돈은 현금을 직접 주고받지 않고 카지노장에서 칩을 구입해 사용한다.
◇블랙잭=카드로 하는 이 게임은 손에 쥔 카드숫자의 합이 21에 가까운 쪽이 이기도록 돼있어 21게임이라고도 불린다. 손님이 처음 두장만으로 21을 만들면 블랙잭이 되어 붙여진 이름으로 이때 손님은 건돈의 1.5배를 받는다. 그밖에는 승패에 따라 서로 건 돈만큼 주고받는다. 손님은 21이나 21에 가까운 수를 만들기 위해 제한없이 카드를 받을 수 있지만 21을 넘어버리면 무조건 지게된다. 반면 딜러는 16이하면 의무적으로 카드를 더 받아야하나 17 이상이 되면 더 받을 수 없다.
블랙잭은 딜러와 손님간에 돈이 자주 왔다갔다 하지만 딜러의 승률이 손님보다 50% 높아 결국 시간이 지나면 딜러에게 들어가는 돈이 많아지게 된다는 것.
◇룰렛=일정한 간격으로 0부터 36까지 37개번호가 표시된 원형 숫자판을 돌리고 그 반대방향으로 숫자판 트랙을 타고 돌도록 조그만 볼을 굴린뒤 볼이 떨어지는 번호에 따라 승패가 결정된다. 그 번호를 찍은 손님에게는 번호가 나오는 확률에 따라 건돈의 1∼36배까지 벌수 있으나 나머지 36개 번호에 걸린 돈은 모두 딜러몫이 된다. 이 게임은 언뜻보기에 승패가 운처럼 돼있지만 딜러가 번호에 걸린 돈의 액수를 보고 게임기를 돌리는 속도를 조절할 수 있고 확률이 적으나 높은 배수를 주는 번호는 아예 결리지 않도록 되어있어 딜러의 승률이 손님보다 8배나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카라=쥔 카드(최소 두장)의 숫자를 합한뒤 끝수만 따져 9에 가까운 사람이 이기도록 돼있는 게임으로 한판에 12명까지 참가할 수 있다. 손님이 뱅크와 플레이어 어느쪽을 택할 수 있는데 뱅크를 택한 쪽은 최소 두장을 합한 끝수가 7,8,9 이상이면 더 이상 카드를 받을 수 없고 플레이어를 택한 쪽은 6,7,8,9 이상이면 못받는다. 따라서 뱅크와 플레이어 모두 최초 두장의 합끝수가 6일 경우 뱅크에게는 한번 더 기회가 주어져 뱅크쪽이 약간 유리하다. 손님에겐 가장 유리한 게임이지만 업소측은 뱅크를 택한 손님이 이기면 5%의 수수료를 받아 결코 손해를 보지 않는다.
◇다이사이=유리그릇 속에 든 주사위 3개를 굴려 나타내는 숫자 또는 그 합을 맞추는 중국에서 유래된 게임이다. 딜러는 주사위들이 멈춰서면 숫자를 차례로 불러주면서 숫자버튼 스위치를 눌러 이긴 번호에 불이 자동적으로 켜지게 해주는 게임이다. 상금은 1∼1백50배이나 딜러의 승률이 3배다.
◇빅휠=일곱가지 그림이 그려진 지름 5피트짜리 원반을 딜러가 시계방향으로 돌리고 손님은 그림과 시상배율이 명시된 판에 돈을 건다. 회전하는 원반이 서며 여기에 달린 혁대봉이 가르치는 그림과 같은 그림에 돈을 건 사람은 이기고 나머지는 딜러 몫이 된다. 1∼40배까지 돈을 딸수 있으나 승률은 딜러가 3배이상 높다.
결국 카지노는 문을 열고 손님만 있으면 돈을 벌게 되어 있는 것이다.<정태수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