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체제 열린우리당] 50대 與당수…세대교체 태풍 예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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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이 4.15 총선을 이끌 당의장으로 51세의 정동영 후보를 선택했다. 1974년 김영삼 전 대통령이 46세로 신민당 총재에 선출된 이래 유력 정당의 최연소 대표가 됐다. 민주당 조순형 대표는 69세,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66세다.

열린우리당내에선 이를 두고 "당의 경쟁력은 50대의 정동영 대표 그 자체"(서영교 공보부실장)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대선 승리의 뿌리였던 세대교체의 흐름을 4월 총선으로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또 전북 순창 출신인 鄭후보의 당선으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호남 배신론'도 사그라질 것으로 기대한다. 민주당과의 분당 이후 흔들리기 시작한 호남표와 친노(親盧)세력을 재결집하는 중심에 鄭의장이 설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鄭의장은 한나라당과의 대치전선을 선명하게 만들어 '호남표'를 복원하는 데서 총선운동의 출발점을 삼으려 하고 있다. 이 경우 열린우리당이 공들여왔던 영남권 정서문제를 해소하는 게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영남 출신 盧대통령과 호남 출신 鄭의장의 파트너십이 어떻게 작동할 것인지도 관심거리다.

鄭의장은 수락연설에서 두 가지 화두를 던졌다. 우선 한국정치의 낡은 주도세력을 교체하겠다고 했다. 이와 함께 부패정치를 근절하기 위한 '불법 정치자금 국고환수 특별법'을 제정하겠다고 했다. 총선에서 1당이 되면 이 문제를 최우선적으로 관철하겠다고 공약했다. '차떼기 자금' 등의 국고환수 이슈로 선거국면을 주도하겠다는 의욕을 보였다.

鄭의장은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를 향해 "무엇이 개혁이고 무엇이 개악인지에 대해 공개토론을 하자"며 崔대표와의 대결의지를 드러냈다.

당 일각에선 60대 중진들과 파열음이 나올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야당은 비판적 반응을 내놨다. 한나라당 박진 대변인은 "경선 과정에서 욕설 경연장을 방불케 하듯 한나라당을 매도하고, 지역감정을 선동한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김영환 대변인은 "민주개혁세력을 분열시킨 역사적 과오가 정동영 의장이 앞으로 펼쳐갈 '새 정치'로 씻겨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鄭의장은 누구=MBC방송 기자.앵커 출신. 1996년 동교동계의 뒷받침을 받아 국민회의 소속으로 첫 금배지를 달았던 재선의원이다. 국민회의 대변인.민주당 최고위원을 거쳤으며 2002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노무현 후보와 마지막까지 겨뤘다. 한국전쟁 때는 형 넷을, 고2 때는 아버지를 잃었다.

서울대 재학시절 유신철폐를 주장하다 구속됐다. 군에 강제징집됐다. 홀로 된 어머니를 돕기 위해 제대 후 동대문 평화시장에서 옷장사를 한 경험도 있다. 전주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사학과, 영국 웨일스대 대학원(석사)을 나왔다. 부인 민혜경씨와 2남.

이수호.신용호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anses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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