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대어' 거래소 주식 10월 상장할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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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증권선물거래소(KRX)가 오는 10월 중에 상장될 전망이다. 거래소가 상장되면 시가총액 1조원대를 넘어선 대어급 주식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여 그 동안 우량주 발굴에 목 말랐던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증권선물거래소는 삼성증권을 포함한 45개 회원사가 거래소 기업공개(IPO)의 핵심 현안인 공익기금 출연에 모두 동의함에 따라 자본시장발전재단(가칭) 설립을 포함한 상장절차에 본격적으로 들어갔다고 7일 밝혔다.

거래소는 조만간 금융감독위원회의 승인과 유가증권신고서 제출, 공모과정을 거쳐 10월에는 코스피시장 상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광수 거래소 이사는 "재단의 지배구조를 먼저 정하자는 의견이 있어 이를 결정한 뒤 재정경제부에 재단 설립을 신청할 방침"이라며 "상장 작업을 진행하면서 재단 설립을 추진할 수 있는 만큼 10월 상장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의 기업공개는 주식상장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그 동안 거래소 주식상장으로 얻게 될 엄청난 차익을 어떻게 사회에 환원하느냐를 놓고 논란이 거듭됐었다.

거래소는 자신들이 2000억원을 출연하고 각 회원사가 1700억원을 출연해 총 3700억원 규모의 공익기금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일부 증권사들이 기금을 낼 수 없다고 반발하는 바람에 상장 논의가 중단됐었다.

거래소는 국내 자본시장의 선진화를 추진하기 위해 지난 2003년 회원제 비영리 사단법인에서 주식회사로 전환하면서 주식 상장을 추진해왔다. 현재 시가총액 기준 15위 이내 거래소 중에서 일본과 우리나라를 제외한 뉴욕.런던 등 13개 거래소의 주식이 상장돼 있다.

거래소의 자본금 규모는 1000억원으로 삼성.현대.대우 등 28개 증권사가 86.4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앞으로 기존 주주에게 100% 무상증자(2000만주, 액면가 5000원)해 자본금을 2000억원으로 늘린 뒤 각 주주들이 무상증자 분(1000억원)만큼을 일반인에게 공모를 통해 팔 계획이다.

자산규모가 1조6000억원으로 자본금의 8배에 달하는 만큼 상장 이후 주가는 최소한 3~5만원 대를 웃돌 것이라는 게 증권업계 분석이다. 그러나 주식거래수수료에만 의존하는 수익구조로 성장성이 낮기 때문에 안전자산은 될지언정 가치주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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