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 2000P 넘나들때 81개 종목은 하락 '왕따 주식' 왕따 이유는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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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최근 들어 주춤해지긴 했지만, 올 증시는 그야말로 거침없이 올랐다. 외국인의 매도 공세로 조정이 이어지긴 하지만 추세에 대한 믿음은 여전하다.

그러나 활황장 속에서도 '왕따' 당한 종목이 있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6일 현재 거래소 상장사 가운데 연초보다 주가가 내린 종목은 81개(우선주 제외)에 달했다. 반면 이 기간 코스피 지수는 29.32% 올랐다.

왜 이들 종목이 왕따를 당했을까. 아니 땐 굴뚝에 연기 안 난다. 다 이유가 있었다.

①돈을 잘 못 버니…실적부진형=실적은 증시의 영원한 테마다. 결국 주가를 좌우하는 것은 실적이다. 장사를 잘 못해 돈을 못 버니 그 기업의 가치(주가)가 하락하는 것은 당연하다. 엔터테인먼트 업체인 IHQ는 연초 이후 40% 이상 하락했다. '꿈'만으로 '엔터주(株)'가 오르는 시절은 지났다. 실적이 나쁘면 시장에서 철저히 외면당한다. 뚜렷한 수익 모델 부재에 IHQ는 지난해 20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올 1분기에도 20억원 영업 손실을 내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간간이 SK텔레콤과의 공급계약, 영화배우 전도연씨의 칸 영화제 주연 수상으로 반짝 상승하기도 했지만 꾸준히 하락세를 이어갔다.

주연테크와 베이직하우스는 2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93.8%, 34.4% 감소했다. 결과는 주가로 이어졌다. 두 종목 모두 30% 가까이 떨어졌다.

②회사가 시끄러워서야…도덕적 해이형=회사가 시끄러우면 좋을 게 없다. 경영진이 범법 행위를 저질렀거나 회사에 사고가 일어나면 주가는 떨어지기 마련이다. 물론 급락에 따른 반발 매수세, 단기 호재로 주가가 상승할 수도 있지만 경영진이 부도덕한 회사에 장기 투자하기란 무리다.

연초 이후 6일까지 거래소 상장사 가운데 가장 많이 하락한 세안(옛 고제)은 올 3월 전 경영진의 횡령으로 202억원 특별 손실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이후 주가는 하락세를 지속, 연초 이후 40% 이상 떨어졌다.

영진약품은 2004~2006년 분식 회계를 통해 217억원의 손실을 감춘 것으로 드러났다. 분식회계 사실을 자진 고백하기는 했지만 시장의 신뢰는 추락했다. 분식 사실을 고백한 지난달 30일 주가가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는 기현상을 빚기도 했지만 연초 이후로 보면 20% 이상 하락한 상태다.

③급등은 급락을 낳는다…주가 도돌림형=호재성 뉴스에 주가가 급등했다가 제자리를 찾는 경우다. 자동차용 알루미늄휠 제조사인 엠앤에스는 올 2월 3000원선에 머물던 주가가 이유 없이 급등, 한달 새 9000원선을 넘어갔다. 그러나 이후 주가는 급락해 현재는 2000원선에도 못 미친다. 대한방직.이스타코는 소액주주들이 모여 행동을 개시한다는 소문에 주가가 반짝 상승했다가 원상태로 복귀했다. 현대금속은 계열사를 처분했다는 공시에 주가가 급등했지만 곧 다시 제자리를 찾았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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