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중계|「3 무」추방은 무질서·무책임·무관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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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5월19일자(일부 지방 20일)이철훈 씨의「한국교회 거듭 나야한다」는 글에 대한 찬반 양론의 독자투고가 많이 들어 왔습니다. 그 동안 찬반의 글을 1∼2편씩 게재했으나「십일조」문제로 논의가 비약하는 등 비생산적인 방향으로 흐를 조짐을 보여 이 문제에 관한 글을 더 이상 싣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깊은 이해를 바랍니다. 다만 한국교회가 내부적으로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으며 개혁이 불가피하다는 데는 투고자 모두가 공감했으나 교회의 개혁이 성경 안에서 이루어져야 할지, 사회개혁과 동일한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할 지에 대해서는 입장이 엇갈렸음을 알려드립니다.
▲5월27일자(일부지방 28일) 25면「청와대 비서실」중 김윤호 합참의장이 1군사령관을 거쳤다는 부분은 오류임을 지적해온 독자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국방부에 문의해본 결과 김 대장은 1군사령관을 거쳐 합참의장에 취임했음이 확인됐습니다.
▲「자, 이제는…」시리즈가 펼치고 있는 3무 추방 시민운동의 3무가 무엇이냐고 물어온 독자가 있었습니다. 본지가 추방하려는 3무는 무질서·무책임·무관심입니다. 본지는 지난해 6월1일부터 연말까지 7개월 동안 이 시리즈를 연재, 독자 여러분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습니다. 문민정부 출범과 함께 이제야말로 우리의 시민의식을 한 단계 높여야한다고 판단, 이 시리즈를 재개하면서 사전 예고를 하지 않은 점 깊이 사과 드립니다.
▲부동산 면을 늘려 달라는 요청이 있었습니다. 본지는 매주 일요일자에 부동산관련 고정란을 꾸미고 있고, 아파트분양기사는 수도권 면과 지방 면으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습니다. 또 부동산 관련기사를 많이 실을수록 결과적으로 부동산가격 인상을 부추긴다고 자제를 호소하는 독자들도 적지 않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넓은 이해를 바랍니다.
▲6월1일자(일부지방 2일) 17면「남궁원 씨 아들 하버드대 수석졸업」기사는 지나치게 크게 취급했다는 독자들이 많았습니다. 좋은 환경이 뒷받침된 만큼 기회균등에 어긋나고 위화감을 줄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었습니다.
▲6월3일 김영삼 대통령 내 외신 기자회견 중 외신기자들은 소속사와 이름을 밝힌 뒤 질문했으나 한국 기자들은 자기소개 없이 곧바로 질문에 들어가 매우 어색했다는 독자들의 전화가 많았습니다.
엊그제 뜻밖의 편지 한 통을 받았다. 그것은 다름 아닌 우리고장 시장한테서 온 답장이었다.
내가 시장께 편지를 올린 것은 지난 4월. 부천에서 살다가 인천으로 이사를 오게된 날짜와 시장이 부천 국회의원을 지내다가 인천시로 부임한 때가 공교롭게도 비슷해서 나로서는 괜히 기분이 좋았기 때문이다.
시장은 국회의원 시절 부천의 지역구민을 위해서 많은 궂은 일을 하였고 특히 소탈하고 검소한 모습이 친근감을 느끼게 했다. 지난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때도 작은 아파트 한 채와 승용차 이외에는 이렇다 할 재산이 없는, 깨끗하고 평범한 공직자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런 인연으로 편지를 올리게되었지만 사실은「민원」성격의 글이었다. 내가 이사를 온 지역에는 조그만 산을 끼고 공원이 한군데 조성되어 있는데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아 인근 고물상 업자들이 버린 온갖 폐 휴지·고철·쓰레기 등이 산자락에 마구 널려있는 것은 물론 새벽마다 폐 고물 태우는 연기로 주변을 오염시키는 일이 잦았다.
나는 이의 시정을 위해 시장께서 각별히 신경을 써주어야 되겠다고 말씀드렸던 것이다.
편지를 보낸 후 며칠만에 구청장으로부터 즉시 시정명령이 떨어졌고, 산 주위는 몰라보게 깨끗하고 정리된 모습으로 변해 요즈음 한창 흐트러진 아카시아 꽃들이 향기로움을 자랑하고 있다.
이것은 오로지 주민들의 의견을 귀담아 듣고 꼼꼼하게 일을 챙기며 그 결과를 답장으로 알려주는「신한국」의 시장 덕분으로 생각한다.
교직에 몸담고 있는 나로서는 학생들과의 관계에 있어 수업시간을 통해서나 상담을 통해 그들의 욕구와 의견을 어떤 자세로 경청하고 받아들여야 할지를 시장의 편지는 일상에서 깨닫게 해준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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