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연,고산 '여러분은 누구를 뽑겠습니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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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는 바뀌어도 최초는 바뀌지 않는다."

러시아 가가린우주센터에서 훈련 도중 4일 일시 귀국한 한국 최초의 우주인 후보 고산(30.사진(右)).이소연(28.(左))씨. 훈련 중에는 동료지만 '한국 최초의 우주인'을 꿈꾸는 그들은 각자 자신이 우주로 가는 주인공이 돼야 한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들은 6일 과천 정부청사 과학기술부에서 기자간담회를 했다. 두 사람의 얼굴에는 총기와 건강미가 넘쳐 흘렀다. 이들 중 한 사람만 다음달 우주인으로 최종 선발돼 내년 4월 국제우주정거장으로 향한다. 나머지 한 사람은 훈련 중 불상사 등 만일에 대비해 후보로서 훈련을 받는다.

조만간 운명이 갈리기 때문인지 두 사람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긴장감이 팽팽히 감돌았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최기혁 우주인사업단장은 "두 사람의 지금까지의 성적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휴일도 없이 러시아 말을 공부하고, 우주비행 관련 이론을 예.복습하고 있습니다. 마치 대학입시 공부를 하고 있다는 착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고산씨의 말이다. 이제 러시아어 통역이 잘못 전달한 내용까지 지적할 정도로 어학 실력이 늘었다. "훈련 자세가 참으로 본받을 만하다"고 동료 이소연씨를 칭찬하는 데도 인색하지 않았다.

이소연씨는 "다른 나라 우주인들은 이미 낙점을 받고 훈련만 하러 온 경우가 태반이지만 우리는 둘이서 끝까지 경쟁해야 해 스트레스가 많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러시아의 세계 최초 여성 우주인인 발렌티나 테레시코바처럼 되겠다고 다짐해 결코 양보하지 않겠다는 전의를 내비쳤다. 그는 훈련 도중 러시아의 영웅으로 추앙받는 테레시코바를 만난 일을 계기로 더욱 열심히 훈련에 매진했다고 전했다.

두 우주인 후보는 지금까지 우주선 탑승에서부터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생활할 때 필요한 실무지식과 생존훈련을 받아 왔다. 두 우주인 후보는 대한민국 과학축전 홍보와 우주정거장에서 수행할 과학실험 등을 24일까지 받은 뒤 다시 러시아 가가린우주센터로 돌아간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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