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주택 9년 만에 최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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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미분양 주택이 한 달 새 5000가구 넘게 늘어나면서 9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다음달 분양가 상한제를 앞두고 값싼 아파트가 공급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면서 청약 대기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특히 지방의 아파트 분양 시장은 꽁꽁 얼어붙었다.

3일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5월 말 현재 전국 미분양 주택은 7만8571가구로 전달보다 5178가구가 늘어났다. 이는 1998년 말(10만2701가구) 이후 가장 많은 것이다. 미분양 주택은 정부의 공급확대 정책이 발표되기 시작한 지난해 10~11월 늘기 시작해 지난해 말(7만3772가구) 98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올 들어 다시 미분양 주택이 급증한 것은 4월 초 분양가 상한제를 민간 택지로 확대하는 내용의 주택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부터. 주택업체들은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려 서둘러 분양에 나섰지만 청약 대기자들은 9월 이후를 기다리며 청약에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분양 주택은 민간부문이 7만7105가구로 전달보다 7.3% 증가한 반면 공공부문은 1466가구로 전달보다 5.8% 줄었다. 공공부문은 지금도 상한제가 적용되고 있어 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미분양 물량이 빠르게 소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외 지역의 미분양이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월 중 늘어난 미분양 주택 중 대부분(5016가구)이 수도권 외 지방 주택이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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