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인수조건 쟁점될 듯/주공,월내 가계약체결 위탁경영 준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재산보전」따라 납품업체 큰 타격
한양에 대한 재산보전처분 결정이 25일 내려짐에 따라 주공의 인수작업이 본격화돼 빠르면 이달안에 가계약이 체결되고 주공이 위탁경영에 들어갈 움직임이다. 『상업은행은 건설을,주공은 금융을 잘 모른다』고 주공의 한 실무자가 말했듯이 앞으로 실사결과를 토대로 한 인수조건과 납품·하청업체에 대한 구제문제가 가장 큰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양은 92년말 현재 장부상으로 자본금 4백20억원을 잠식하고도 4천5백55억원의 부채를 안고 있다. 한양공영·한양목재·한양산업 등 자회사도 자본잠식상태다. 자세한 실사가 끝나봐야 하지만 결국 실사결과에 따른 원리금 상환유예,이자 면제와 추가대출 등이 문제될텐데 상은은 특히 과거 부실기업 인수때 주어졌던 일정기간 이자를 안받거나 깎아주는 「종자돈(시드머니)」을 이번에는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법정관리신청과 함께 거의 중단된 한양이 시공중인 1만8천여가구에 달하는 아파트 공사는 빠르면 내달부터 재개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주공은 아파트 분양자들에게 돌아가는 피해를 최대한 줄이기위해 가계약을 하게되는 이달중에 한양으로부터 공사업무를 인수,현황을 파악한뒤 본격적으로 신축공사를 시작하고 하자보수공사도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양이 지난 3월 경영위기에 빠지면서 불안해 중도금을 내지않던 아파트 당첨자들도 주택건설에 경험이 많은 주공이 경영을 맡게됨에 따라 안심하고 중도금을 낼 것으로 주공은 기대하고 있다.
○…재산보전처분으로 한양의 5천여 하청·납품업체는 당장 하도급 및 납품대금을 받을 수 없게 됐다.
현재 한양이 거래처에 끊어준 어음은 1천4백1개업체에 2천2백14건 8백81억원으로 집계되고 있다. 여기에다 납품해놓고 어음조차 받지못한 외상매입금도 1천5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상은은 추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은행감독원은 한양과 거래가 있는 13개은행에 만기일 이전에 어음할인대전을 되갚으라고 요구하는 것(환매)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한양의 어음을 할인받아간 업체들에 대해 재무상태나 담보능력에 따라 일반대출을 일으켜 할인금액을 갚도록 해주라고 당부했다.<도성진·양재찬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