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조류 바위자고새|대량사육 성공 농가소득 "한목"|농민후계자 윤성병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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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농어민후계자인 윤성병씨(42·충남 보령군 천북면 하만리)가 동물원에서나 드물게 볼 수 있었던 외국산 야생조류「바위자고새」(주카조·석학)대량사육에 성공, 고소득을 올려 농가소득증대를 위한 또 하나의 길을 열어가고 있다.
미국·일본·캐나다 등 외국 미식가들에게 강장식품으로 널리 알려진 이 새는 중국내륙 지방과 만주·중동사막지대·북미로키산맥 등 해발1천∼5천m의 고산지대
바위계곡이나 메마른 곳에서 주로 서식하는 것. 몸길이 38㎝에 무게 6백∼8백9g정도로 비둘기보다 약간 크며 깃털과 부리·눈썹 등의 색깔이 아름다워 관상조류로도 인기가 높다.
윤씨가 이 새를 기르기 시작한 것은 3년 전인 90년 봄부터.
우루과이라운드 한파가 몰아치면서 대체작목 선정에 고심하던 윤씨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마땅한 작목을 찾던 중 당시 시험사업으로 주카조를 사육하던 충북 옥천군 옥전읍 가풍리 한국 바위자고새 농장을 방문했다가 마음이 끌려 이 새 사육에 모든 것을 걸기로 하면서 시작됐다.
72년 예산농전을 졸업, 연기·보령 등 농촌지도소에서 농초지도직으로 근무해왔던 윤씨는 80년 광천 삼화부화장(종계 20만수) 농장장으로 일하면서 축산농장 주인의 꿈을 키워왔었다.
윤씨는 이같은 지신의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83년5월 직장을 그만두고 고향인 하만리로 돌아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임야 4천평에 새끼돼지 5백 마리를 기르기 시작하면서 농어민 후계자로 변신, 다음해엔 젖소 30마리를 사육하는 양축농으로 성공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바위자고새 사육결심을 한 윤씨는 90년8월 그동안 사육해오던 젖소와 돼지를 팔아 3백평 규모의 간이사육장 2동으로 짓고 새 2천 마리를 마리당 1만원씩에 구입해 기르기 시작했다.
정성을 쏟아 사육한지 2년여. 92년 가을 3만여 마리로 번식시키는데 성공, 마리당 5천원씩에 팔아 수입을 올리기 시작했다.
90년12월13일 저녁 조명등이 정전으로 꺼지자 주위환경에 민감한 야생조라서 일시에 날다가 부딪쳐 절반이나 죽는 수난을 겪는 등 어려움도 많았다. 이같이 대량번식에 성공한 윤씨는 또 지난해 8월 6천만원을 들여 길이 1백m, 너비 12m, 높이5m, 3백75평 규모의 사육장에 사료에서부터 물 주는 것까지 모든 작업과정을 자동화하기로 했다.
『잡식성에 질병이 없고 사료비가 적게 들뿐 아니라 배설물도 수분이 거의 없어 1년에 한번만 수거하면 돼 배설물로 인한 공해도 대체로 없는 것이 장점입니다.』
3월부터 7월까지가 산란기로 수컷 1마리가 암컷 30마리를 거느리며, 암컷 1마리가 50∼80개의 알을 낳아 번식력이 매우 강하고, 부하 후 5·6개월만 사육하면 연하고 감칠맛이 나 식용으로 출하적기라는 것이다.
윤씨는 l월부터 전남 목포 일등식당(주인 김재준)에 마리당 5천원씩, 월 2천 마리를 납품하고 있으며 이 식당에서는 이를 육회·철판구이·샤브샤브 등으로 만들어 마리당 2만원씩이 팔고 있다는 것.
일본 등에 가공수출도 계획하고 있는 윤씨는『올해 안에 부화기를 더 늘려 10만 마리를 부화, 마리당 3천원씩 인근 농가에 분양한 뒤 어미가 되면 다시 모두 사들이는 방법으로 물량확보를 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윤씨는『올해 3억여원 어치를 팔아 이중 사료비 등을 뺀 순수익을 1억원으로 잡고 있으나 내년부터는 2억원 이상의 순익을 올리겠다』고 장담했다
중국약 대사전은「까마귀보다 약효가 더 좋고 콜레스테롤이 없으며 가축중 단백질·최저의 지방·최고의 회분(무기질)이 함유돼 건강식품으로 꼽히고 있다」고 적고있다. 【보령=박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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