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연상케 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테리 길리엄 감독이 85년에 만든『여인의 음모』(Brazil·스타맥스)는 블랙 코미디로 가득찬 뛰어난 SF영화다. 조지 오웰의『1984』를 연상케하는, 철저히 관리된 미래사회를 배경으로 한 사나이의 기괴한 모험을 그리고 있는 이 작품은 제작당시 감독·영화사간에 작품의 편집권을 놓고 격렬한 대립을 벌인 것으로도 유명한 영화다.
미래사회의 정보환원국이란 관청에서 말단 공무원으로 근무하는 주인공 샘 로리(조너선 프라이스 분)는 지겨운 일의 반복에 짜증을 느끼고 어떻게 하면 여기에서 벗어날 것인가로 고민한다. 밤마다 어떤 아름다운 여인과 로맨스를 벌이는 꿈에 빠지는 그는 어느날 꿈속의 그 여인을 현실에서 만나게된다. 그때부터 그는 현실과 환상이 뒤엉킨 이상한 세계로 접어들게 된다.
『여인의 음모』라는 유치한 제목은 영화의 본질을 전달하기엔 모자라도 한참 모자란다. 좀 더 좋은 제목을 달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남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