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씨 광주서 봤다” 잇단 증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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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5월22일 헬기타고와… 전교사 들어가”/“수경사 헬기장 없다는 반박도 신빙성 없어”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전두환보안사령관 노태우수경사령관이 광주를 방문했음을 계속 부인하고 있으나 이들의 광주방문과 정호용특전사령관의 현지지휘 사실을 뒷받침하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두 전직 대통령이 5·18기간중 광주에 갔었다는 당시 전교사 작전참모 백남이씨(62)의 증언이 중앙일보(5월15일자)에 보도된후 본사 편집국에는 백씨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제보전화가 줄을 이었다. 당시 전교사 예하 885 수송자동차중대의 1호차 운전병으로 근무한 문광식씨는 17일 본사 특별취재반과의 인터뷰에서 도청앞 집단발포 다음날인 5월22일 전 보안사령관이 헬기편으로 전교사 연병장에 내려 사령부 건물로 걸어 들어가는 것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문씨는 『근무복 차림에 모자를 쓰지않은 전 사령관이 장교 3∼4명의 수행을 받으며 전교사 현관앞 계단을 올라가는 것을 헬기가 내린 연병장에서 40여m 떨어진 곳에서 다른 운전병들과 함께 분명히 보았다』고 증언했다.
문씨는 『전 사령관이 합수부장 시절 여러차례 TV에 나온 적이 있어 얼굴을 기억하고 있었다』면서 『5·18기간중 전교사 연병장에는 평소와 달리 헬기의 이·착륙이 잦았으며 전 사령관외에도 2∼3명의 장성이 헬기에서 내리는 것을 보았다』고 말했다. 자신이 당시 전교사 장교(대위)였다고 밝힌 한 제보자는 『정확한 날짜는 기억할 수 없으나 전 사령관이 전교사 사령부를 방문한 것을 똑똑히 보았으며 노 사령관이 다녀간 사실도 다음날 상관으로부터 전해들었다』고 말했다.
이 제보자는 또 『정호용특전사령관이 공수부대 광주투입 직후부터 광주에 내려와 직접 지휘했으며 공수여단장으로 보이는 특전사의 한 대령이 무혈진압을 주장하는 김기석전교사부사령관에게 권총을 겨누며 위협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의 광주 방문과 관련,5·18 당시 수경사 장교로 근무했다는 한 독자는 『당시 서울 중구 필동 수경사 사령부에 정식 헬기장은 없었지만 연병장을 포함해 헬기가 수시로 이·착륙할 수 있는 시설은 있었다』며 「헬기장이 없어 광주에 갈 수 없었다」는 노 전 대통령 측근의 해명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 독자는 『일반적으로 서울지역의 장성이 이동할 때는 육군본부까지 차량을 이용한뒤 육본의 헬기를 이용하기 때문에 수경사의 헬기장 유무는 문제의 본질을 벗어난 의미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흥정 당시 전교사 사령관과 김순현 당시 전교사 전투발전부장(당시 준장)도 백씨의 증언을 확인하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긍정 또는 부정없이 『백 대령의 성품으로 보아 증언에 틀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광주를 방문했다는 백씨의 증언에 대해 두 전 대통령측은 「목격자의 부재」 「수경사를 비울 수 없는 당시 상황」 「수경사에 헬기장이 없음」을 들어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었다.<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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