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경제스파이 “민·관이 한몸”/P 슈바이처저 「우호적…」 폭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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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미야자와총리도 한때 정보수집 관여
일본 정부와 기업이 하나가 되어 미국에서 경제스파이 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미야자와 기이치(궁택희일)총리도 과거 정보수집 활동에 관여했다고 최근 출판된 미국의 한 저서가 폭로했다.
특히 일본 방위청은 오키나와(중사)의 이시가키(석원)도에 안테나를 설치해놓고 한국기업 등의 전화를 도청하고 있다고 이 책은 전하고 있다.
문제의 책은 작가 피터 슈바이처가 쓴 『우호적 스파이』로 일본·프랑스·독일 등 우방들이 어떻게 미국의 경제정보를 훔쳐가고 있는가를 실례를 들어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미중앙정보국(CIA)의 지난 87년 비밀조사보고를 인용해 『일본 정보예산의 80%가 미국과 서유럽으로부터의 경제정보 수집에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일통 산성과 일본무역진흥회(JETRO) 등 정부관련기관은 물론 미쓰비시(상릉)상사·히타치(일립)·마쓰시타(송하) 등 다국적 기업이 정부와 제휴하고 있는 점이 일본 정보수집활동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그 예로 미야자와총리는 50년대 대장성 근무당시 일본정부 고위관리와 미국을 방문해 일본의 정보요원이 미기업으로부터 취득한 정보를 동경으로 가지고 들어오는 운반책을 담당하기도 했다.
일본전신전화회사(NTT)는 미기업의 전화에 대한 도청을 일삼고 있다. 이 회사는 여러 해에 걸쳐 방위청과 일본기업에 유익하다고 생각되는 대화를 도청키로 합의해놓고 있다.
방위청의 통신 수신을 담당하고 있는 육상막료임부조사 제2과 별실은 본래업무인 구소련과 중국·북한의 군사 교신이외에도 이시가키도에 설치한 안테나를 통해 한국과 대만 기업의 전화를 수신하고 있으며,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여러차례에 걸쳐 일본측에 불만을 표명했다.<동경=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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