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녀의 땅' 첫 여주인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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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브리티시 여자오픈 개막을 이틀 앞둔 31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의 세인트 앤드루스 올드 코스 17번 홀에서 미야자토 아이(일본)가 벙커 샷을 연습하고 있다. [세인트 앤드루스 로이터=연합뉴스]


LPGA 투어 시즌 네 번째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 여자오픈이 2일 골프의 성지(聖地)인 스코틀랜드의 세인트 앤드루스 올드 코스에서 열린다. 출전 선수 대부분은 상당히 들떠 있다.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로라 데이비스(잉글랜드), 카트리나 매슈(스코틀랜드), 베스 대니얼(미국) 등 고참 선수들은 물론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폴라 크리머(미국) 등 젊은 선수들도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출전 선수 150명 가운데 한국 선수는 28명이며 교포 선수까지 포함하면 33명에 이른다. 한국 선수들은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메이저대회 우승을 꼬박꼬박 챙겼으나 올해는 아직 없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

에비앙 마스터스를 결장하고 이 대회를 준비해 온 박세리(30.CJ)에게 관심이 쏠린다. 메이저대회만 다섯 차례 우승한 박세리는 2001년에 이어 두 번째 브리티시 여자오픈 정상에 강한 애착을 보이고 있다. 박세리는 코스가 어렵고 까다로울수록 힘을 내는 스타일이다.

생애 첫 우승을 2005년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장식한 장정(27.기업은행)도 기대가 크다. 에비앙 마스터스에서 연장전 패배를 당했지만 시즌 초반부터 이어진 부진을 벗어 던지고 자신감을 되찾아 2년 만에 정상 탈환을 노리고 있다.

2001년 준우승자 김미현(30.KTF)도 거리가 짧은 대신 정교한 샷을 요구하는 이 코스에서 당연히 우승 후보다. US여자오픈과 에비앙 마스터스 등 굵직한 대회에서 '톱10'에 오른 국내파 신지애(19.하이마트)도 당당한 우승 후보로 지목됐다.

브리티시 오픈 최다 우승 기록(3회)을 나란히 갖고 있는 카리 웹(호주)과 셰리 스테인하워(미국), 그리고 안니카 소렌스탐과 로라 데이비스, 줄리 잉크스터(미국) 등 노련한 선수들은 링크스 코스에서 어떻게 경기를 풀어나가야 하는지 잘 아는 선수들이다.

올드 코스는 남자 대회 때 7280야드이던 길이를 6639야드로 줄인 데다 파 4홀이던 17번 홀(455야드)을 파 5홀로 바꿔 파 73으로 조정했다.

그러나 탈출이 쉽지 않은 112개의 항아리 벙커, 질긴 러프와 강한 바닷바람을 헤쳐나가야 하기 때문에 여전히 만만한 코스가 아니다. '지옥으로 가는 길'이라는 뜻에서 '로드 홀(Road Hole)'이라는 별명이 붙은 17번 홀은 벤 크렌쇼가 "이곳은 파 5홀인데 억지로 파 4홀로 만들었기 때문에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파 4홀이 됐다"고 평가했던 곳이다.

여자 선수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올드 코스의 바닷바람도 승부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드 코스는 바람이 잠잠할 때는 크게 어렵지 않지만 바람이 불 때는 방향과 강도가 종잡을 수 없어 힘이 좋은 남자 선수들도 쩔쩔맨다.

SBS 골프채널이 1~3라운드를 매일 오후 10시30분부터 다음날 오전 1시30분까지, 마지막 4라운드는 5일 오후 11시부터 6일 오전 2시까지 생중계한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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