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공사 설계와 감리 분리돼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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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신행주대교 붕괴사고 이후 최근 잇따라 일어난 대형건설공사 사고의 원인이 핵심기술을 등한시한 부실공사에 있음이 드러남에 따라 공사 감리의 중요성과 역할에 대한 관심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공사감리란 현장에서 공사의 준비단계에서부터 준공·인도에 이르기까지 발주자·시공자·설계자가 3자간 등거리를 유지하면서 공정한 자세로 공사 전반에 관해 기술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공사를 지도하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감리가 있음에도 부실 공사는 끊이지 않고 있다. 감리가 제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우선 건설 공사와 관련된 부조리와 형식적인 감리가 없어져야 한다. 또한 감리 권한과 대가가 제대로 주어져야 하며 건설기술관리법과 건축법 등으로 이원화된 관계법이 개정돼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밖에도 근원적인 몇가지 문제점들이 개선되어야 한다.
첫째, 설계와 감리의 분리다. 설계단계에서 공사내용을 도면과 시방서에 완벽하게 표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설계자는 공사 중 계속적으로 설계의 미비·오류 사항을 수정·보완해야 하나 설계와 감리자가 같은 사람인 경우 3자간 등거리 관계의 유지와 설계의 시정이 어렵기 때문이다.
둘째, 감리업무를 설계감리와 시공감리로 구분하여 특히 건축공사에 있어서 건축사와 기술사가 역할을 각각 분담하도록 해야한다.
현재 건설기술관리법 시행령과 건축사법에는 건축사법에 의해 등록된 종합건축사무소만이 감리전문회사가 될 수 있게 하는 등 감리업무에서 기술사가 설 땅을 좁혀 놓고 있다.
셋째, 감리에 임하는 사람의 자세다. 감리자는 소명 의식을 가지고 사회에 기여한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건설공사의 기술과 품질 향상을 위한 건설 관련인 모두의 자성과 의식개혁, 지속적 실천의지가 필요하다. 그래야만 만성적 부조리와 부실공사의 늪에서 빠져 나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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