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대선 맥 빠지네… 야당 지도자들 잇단 출마 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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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대통령 선거전의 김이 완전히 빠졌다. 오는 3월 14일 대선을 앞두고 지난 6일 마감한 후보등록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포함, 모두 10명이 출사표를 던졌으나 지지도 80%의 푸틴에 맞설 만한 후보는 한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유력 야당 지도자들도 하나같이 등록을 포기해 맥이 더욱 빠졌다. 2000년 대선에서 30%선의 득표율을 보이며 푸틴을 위협했던 겐나디 주가노프 공산당수는 아예 당내 후보 경선을 포기, 일찌감치 대선 전선에서 제외됐다. 참패할 게 뻔한 대선에 뛰어들었다 명예가 실추되는 것을 걱정했다는 분석이다. 친(親)서방 자유주의 정당인 우파연합 당수 보리스 넴초프, 야블로코당 당수 그리고리 야블린스키도 대선 참가를 포기했다. 지난 대선의 단골 후보였던 극우주의 자유민주당 당수 블라디미르 지리노프스키도 이번엔 주저앉았다.

현재 푸틴을 제외하고 가장 주목받는 후보는 일본계 여성 정치인으로 우파연합 공동 당수를 맡고 있는 이리나 하카마다. 아버지가 제2차 세계대전 후 소련으로 건너온 일본 공산주의자인 그는 지적인 외모에 푸틴을 비판하는 명쾌한 연설로 대중적 인기를 누리고 있어 적잖은 표를 얻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모스크바=유철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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