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왕 3파전 양상 … 심, 가파른 상승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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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프로야구가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홈런왕 경쟁이 열기를 더하고 있다. 올해는 국내 거포들과 외국인 슬러거들의 레이스가 시즌 막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국내파로는 지난해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던 '빅보이' 이대호(롯데).심정수(삼성)가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고, 외국인 선수로는 브룸바(현대)와 크루즈(한화)가 한발 앞서 있다. 이대호는 28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역전 투런포를 쏘아올리며 22호 홈런을 기록했다. 독주 채비를 갖추던 브룸바와 홈런 더비 공동선두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에 뒤질세라 '헤라클레스' 심정수도 같은 날 KIA전에서 승리에 쐐기를 박는 3점 아치를 그리며 시즌 21호로 이대호와 브룸바를 1개 차로 바짝 추격했다.

올해 홈런왕 타이틀 경쟁이 이대호와 브룸바, 심정수의 3파전으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이대호는 올해 다시 한번 트리플 크라운에 도전하고 있다. 최근 어깨 탈골로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홈런뿐 아니라 타격(0.349).장타율(0.651).출루율(0.468)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타점(63개)에서도 선두인 브룸바(67개)가 추격권에 들어와 있다. 지난해 26개의 홈런으로 '겨우 20개대 홈런왕'이라는 말을 듣기도 했지만 지금 추세라면 30개는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0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단숨에 선두로 치고 올라온 브룸바도 한국에서 첫 홈런왕 타이틀을 노리고 있다.

이들을 추격하는 심정수의 기세도 놀랍다. 4, 5월에 각각 3개, 4개에 불과했지만 6월 6개, 7월 들어서는 29일 현재 8개나 담장을 넘겼다. 지금 페이스라면 사상 첫 홈런왕 등극도 점쳐볼 수 있다.

반면 중반까지 선두권을 형성하던 김태균(17개.한화)과 크루즈(18개)는 홈런 슬럼프에 빠져 있다. 6월까지 17개의 홈런을 치며 선두와 각축을 벌이던 김태균은 이달 들어 한 개의 홈런도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17일 올스타전 홈런더비에서 무리하게 큰 스윙을 하다 타격 폼이 망가졌다는 분석이다(김재박 LG감독). 또한 앞을 받쳐주던 크루즈가 부상으로 빠지는 바람에 투수들의 집중 견제를 받는 점도 김태균에게는 불리한 요소다.

이 밖에 양준혁(삼성.20개), 이범호(한화).김동주(두산.이상 16개)도 언제든지 선두권에 합류할 수 있는 거포들이다.

김진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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