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허시험장 일선창구 점심시간 개방했으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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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흔히 대민업무가 가장 많은 곳으로 동사무소와 구청을 예로 드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얼마전 운전면허 시험을 보기 위해 면허시험장에 갔다가 그만 아연실색하고 말았다. 그곳 민원실에는 운전면허시험접수를 하는 사람과 수입인지를 사려고 줄을 선 사람들이 어림잡아도 3백명 이상은 족히 될 듯 싶었다.
아무리 요즈음 마이카시대라고 너무나도 운전면허를 따기위해 몰린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많을 수가 있나 하고 의아해하며 줄을 서서 있나 하고 의아해하며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데 의아해하며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데 알고보니 점심시간이라 접수도 안받고 수입인지 판매도 안한다는 것이었다.
창구안에서는 직원 몇 명이 한가하게 서성이며 이야기를 하고 있을뿐 창구 밖에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은 안중에는 없는 듯이 보였다.
그러더니 정확하게 오후 1시가 되어서야 접수도 받고 수입인지도 판매하는 것이었다. 한시간 이상 줄을 서서 기다리며 답답하고 지루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그 직원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나 자신도 공무원이고 최근 고위직 공무원이고 최근 고위직 공무원들의 재산공개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지만 그래도 대다수 하위직 공무원들은 박봉과 어려운 근무여건 속에서도 성실하게 일하고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그리고 공무원도 사람인데 식사시간은 있어야 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으로 스스로 위안을 하며 접수를 마치고 돌아왔지만 마음 한구석의 답답함은 가시질 않는다.
인원부족으로 점심시간에 창구교대근무를 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최소한 사람이 많이 몰리는 접수창구와 수입인지 판매하는 곳만이라도 개방줄 수는 없는 것일까. 또 한가지는 수입인지 자동판매기도 고려해볼만 할 것이다.
개혁이라는 것이 그렇게 거창한 것만은 아닐 것이다. 국민이 체감하는 개혁은 이렇게 몸소 부닥치는 불편함을 행정개선을 통해 해소시켜 줌으로써 개혁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도 형성되리라 생각한다.
이수호<경기도과천시별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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