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화, 지도자 성공신화 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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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듯 보이지 않고, 어디선가 늘 선수를 바라봐 주는 지도자가 되겠습니다. "

26일 KRA(옛 한국마사회) 여자탁구팀 새 사령탑에 오른 현정화(38.사진) 감독이 그리는 지도자의 모습이다. 1996년 KRA 탁구팀 코치로 지도자 길에 접어든 지 11년 만에 감독이 됐다. 하지만 2005년부터 여자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어 '감독'이라는 호칭이 어색하지는 않다.

현 감독은 선수 시절 세계선수권 전 종목(87년 개인복식, 89년 혼합복식, 91년 단체전, 93년 개인단식)을 휩쓸었다. 이는 중국의 '탁구 마녀' 덩야핑도 이루지 못한 기록이다. 88년 서울 올림픽에서는 양영자와 호흡을 맞춰 여자복식 금메달을 따냈다. 선수에 이어 지도자로서도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현 감독이다.

현 감독은 자신이 만들고 싶은 팀은 "운동이 저절로 하고 싶어지는 팀, 선수에게 좋은 환경과 여건을 만들어 주는 팀"이라고 말했다. 선수들의 동기 부여에 가장 신경쓰겠다는 뜻이다. 그는 "카리스마가 있지만 권위를 내세우지 않고 친구처럼 보듬어 줄 수 있는 지도자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98년 동갑내기 탁구선수 김석만(생활체육지도자)과 결혼, 두 아이(첫째딸 서연, 둘째아들 원준)를 둔 현 감독은 이번에 감독을 맡아 가정에 더욱 소홀하게 된 게 미안하기도 하다. 그는 "큰아이 때 산후조리 해주러 온 친청엄마가 7년째 집(부산)에 못 가고 있다"며 "가족들이 나 때문에 고생"이라고 말했다.

감독으로서의 목표를 물어보자 주저없이 "베이징 올림픽에서 신설되는 탁구 단체전에서 첫 금메달을 따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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