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융자 수출주도 제조업에 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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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최근 신용융자의 절대규모는 제자리걸음을 하고있으나 업종별로는 큰 폭의 증감이 엇갈려 눈길을 끌고있다.
신용융자는 고객들이 증권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제도.
대우증권이 조사한「업종별 신용융자추이」에 따르면▲지난해 가을(9∼11월) 석 달 가운데 주가가 가장 높았던 11월9일은 총잔고가 1조5천85억원▲지난 겨울기간(12∼2월)중 주가가 가장 높았던 1월9일은 1조5천7백86억원▲지난 20일은 1조5천6백19억원으로 전체 잔고는 큰 차이가 없었다.
최근 주가가 많이 올랐음에도 불구, 이같이 보합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은 협회자율규정상 증권회사별로 자기자본의 18%이상(32개 증권사전체의 한도는 1조6천여억원)은 빌려주지 못하도록 돼있기 때문.
업종별로는 그러나<표>에서 보듯 뚜렷한 재편현상이 나타나고있다.
전자·기계·철강·화학 등 수출주도 제조업종들은 지난해 11월∼올해 1월 사이에는 융자규모가 줄었다가 올 들어서는 증가추세로 돌아섰다.
반면 건설·무역·금융 등 소위「트로이카」주식은 지난해 11월∼올1월 사이에는 늘어나다가 1∼4월에는 감소추세로 돌아서 대조를 이뤘다.
즉 신용융자가 한도에 이르자 트로이카주식의 외상 빚을 갚고 새로 돈을 빌려 제조업주를 사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돈을 빌려서까지 주식을 사는 사람들은 투자종목의 전망에 대해 어느 정도 자신이 서있거나 전문적으로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이 같은 추세는 음미해볼 만하다.
신용융자는 그러나 길어야 5달, 보통 2∼3달안에 돈을 갚아야하기 때문에 매물부담이 커 신용융자가 늘어나는 업종·종목들이 결코 좋은 것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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