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가족' 에 선정된 장미영씨 一家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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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책을 읽으면서 얻는 지식과 감동 때문에 책을 놓기가 어려워졌어요." 지난해 12월 30일 한국도서관협회로부터 '책읽는 가족'에 선정된 장미영(43.대구시 북구 칠성2가)주부는 "책은 정말 좋은 스승이자 친구"라고 강조했다.

장씨 가족은 지난 한해 대구 북부도서관에서 무려 7백68권의 책을 빌려 읽었다. 일가족 4명이 이틀에 한권씩 읽은 꼴이다. 이 중 딸 은하(9.초등2년)는 자타가 공인하는 '책벌레'. 장씨 표현을 빌리면 방학인 요즘은 '마음 먹고 드러누워' 하루 10여권을 읽는다는 것. 동화.만화.그림책은 물론 저학년 초등생이 소화하기 힘든 역사.시리즈물 등 종류를 가리지 않는다.

은하는 개인적으로 지난해 가을 북부도서관이 주는 '다독상'을 받기도 했다.

장씨 가족이 독서와 인연을 맺은 것은 북부도서관이 가까운 지금의 집으로 이사한 2001년 4월부터.

"걸어서 10분 거리인 도서관에 들렀다가 책을 좋아하는 딸의 모습을 보고 수시로 도서관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주말에는 남편 홍원규(44.회사원)씨, 유치원생 아들 성준(6) 등 일가족이 도서관을 찾아 독서삼매경에 빠져들었다. 책과 친해진 성준이는 요즘 동화를 읽어 주지 않으면 잠들지 않을 정도가 됐다. 일가족은 원하는 신간 등이 없을 때는 대여업체에서 돈을 내고 책을 빌리거나 도서관 주최 독서프로그램에도 빠짐없이 참석한다.

대학 졸업 뒤 '살림'만 하던 장씨는 지난해 5월 '동화읽는 어른 모임'에 가입했다. 감상문을 쓰게 하는 등 나름대로 딸을 지도했으나 한계를 느껴 보다 체계적으로 독서를 지도하려는 욕심에서다.

"매주 화요일 회원 10여명과 자녀교육.동화내용 등에 대해 토론하다 보면 많은 지식을 얻는다"는 게 장씨의 설명. 딸.아들의 눈높이를 이해하게 돼 자녀와의 사이도 더욱 좋아졌다고 한다. 일주일에 적어도 2~3권을 읽는 장씨는 "세월이 흐를수록 책만한 스승과 친구가 없음을 실감한다"고 자랑했다.

황선윤 기자
사진=조문규 기자

*** 한국도서관협회서 시행

◆ '책읽는 가족'=전국의 공공.대학.전문도서관으로 구성된 한국도서관협회가 독서 권장을 위해 2002년 9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제도다. 분기별로 전국에서 1백여 가족을 선정, 인증서와 패, 도서상품권을 상으로 준다.

책읽는 가족으로 선정되려면 전가족이 도서관 회원으로 가입, 많은 책을 읽고 독서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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