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서 가장 힘든 달리기… 미국 '배드워터 마라톤' 열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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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의 발미르 누네스가 2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데스밸리에서 벌어진 '킬스 배드워터 울트라 마라톤 대회'에 출전해 달리고 있다. 이 마라톤 대회는 미국에서 가장 고도가 낮은 데스밸리 내 배드워터(해발 마이너스 85m)에서 출발해 215㎞를 달려 해발 2533m 높이의 위트니 포털스 산에서 끝난다.[데스밸리 AP=연합뉴스]

지구상에서 가장 혹독한 조건에서 열리는 총 연장 215㎞의'초인 마라톤'이 23일(현지시간) 시작됐다. 뜨거운 사막과 험악한 산악지대에서 3일간 계속되는 이 마라톤은 '지구상에서 가장 힘든 달리기'로 불린다.

'킬스 배드워터 울트라 마라톤'은 미국에서 해발이 가장 낮은 캘리포니아의 사막 데스밸리 배드워터(해발 마이너스 85m)에서 출발해 시에라 네바다 산맥의 3개 산을 오르내리다 해발 2533m의 위트니 포털스 산에서 끝난다. '죽음의 계곡'이라는 의미의 데스밸리의 낮시간 평균 기온은 섭씨 50도에 이르며, 최고 기온은 섭씨 57도까지 치솟는다. 올해 참가자는 모두 86명이며 이 중 처음 출전하는 선수는 42명이다. 주최 측은 160㎞ 이상의 마라톤에 참가한 경험이 없는 사람에겐 참가 자격을 주지 않았다. 미국을 포함해 모두 16개국 선수가 참가하고 있으나 한국 선수는 없다. 참가자들은 처음 출발한 뒤 20시간까지는 잠을 잘 수 없다.

지금까지 최고 기록은 2005년 미국의 스콧 주렉이 세운 24시간36분8초다. 선수들의 평균 기록은 48시간이며, 48시간 이내에 주파해야 이 마라톤에 참여한 것을 기념하는 허리띠 장식물을 받는다. 별도의 상금이나 부상은 없다. 60시간 내에 주파해야 컷 오프를 통과할 수 있다. 미국의 피부.모발제품 업체인 킬스가 후원하는 이 경기는 1977년 시작해 올해로 30주년을 맞는다.

참가자들은 이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매일 섭씨 90도 이상의 사우나에서 한 시간가량 땀을 빼고 세 시간 이상 오르막길을 달리는 훈련을 하기도 한다고 뉴욕 타임스가 보도했다. 일부 참가자는 야간 달리기에 익숙해지기 위해 오전 4시까지 달린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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