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보호」교육장으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시민들에게 새로운 휴식공간이 될 뿐 아니라 산림자원을 아끼고 개발하는 마음을 서로 나눌 수 있는 자연보호 의식고취의 공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지난 11일 7O년만에 처음으로 홍릉수목원을 일반에게 개방한 조재명 산림청 임업연구원장(59).
홍릉수목원의 개방은 문민정부가 들어서면서 인왕산·여의도 국회의사당에 이어 세 번째로 시민들에게 주어지는「선물」이다.
홍릉수목원은 1922년부터 학술연구 자료로 가꾸어온 식물 2천35종이 자라고 있는 국내 최고의 수목원이다.
이 수목원 안에는 댕댕이나무·개국수나무·떡오리나무 등 국내 희귀종은 물론 털개살구·루브라참나무 등 외국에서도 보기 힘든 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차있다. 『그동안 이 귀중한 연구용 식물들이 훼손될까봐 개방을 망설여 왔으나 시민들의 높아진 자연보호의식을 믿고 개방을 결정했습니다.』
실제로 개방 첫날인 지난 11일 5천여 시민들이 다녀갔지만 휴지 한 조각 버리지 않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줬다고 한다. 조원장은 이에 자신을 얻어 현재 일요일에 한해 10ha만 개방하는 것을 내년에는 총면적 44ha를 매일 개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원장과 직원들은 개방에 앞서 홍릉수목원을 찾는 시민들을 위한 배려로 산책로·나무 안내판·화장실·약수터 등도 새로 마련했다. 하지만 앞으로 관람객이 더 늘어나게 되면 시설뿐 아니라 인력도 크게 부족할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앞으로도 이 곳을 찾는 시민들이 더욱 편안한 휴식을 가질 수 있도록 편의시설과 휴식공간을 더 만들려고 합니다.』
그는 서울대 농대 임학과를 졸업한 후 30여년간 산림청에서만 봉직한 나무같은 공무원이다. <이순남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