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 내년에 유행할 청바지는 … 넓은 바지 폭 + 화려한 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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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전 세계 패션시장을 주름잡으며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은 대개 ‘하이 패션’이라 불리는 명품이다. 앞서가는 트렌드를 제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본다면 대세는 역시 대중적인 캐주얼이다. 또 캐주얼의 핵심 아이템은 청바지다. 이달 초 열린 대규모 캐주얼 박람회인 브레드&버터 바르셀로나(BBB)에서 내년에 유행할 청바지 경향을 미리 살펴보았다. 힐피거 데님의 부사장 프랭크 벨로치와 함께했다.

 ◆형형색색 청바지=프랭크 벨로치는 “내년 여름용 청바지를 단 한 벌만 살 수 있다면 색깔이 선명한 ‘블루 데님’을 사겠다”고 했다. 그는 “그래도 몇 개 더 살 수 있다면(웃음) 아이스블루(얼핏 보면 흰색처럼 보이지만 푸르스름한 기운이 돈다)나 빨간색 혹은 노란색 진도 사고 싶다”고 했다.

 BBB에서 힐피거 데님·지스타·리바이스·리플레이·드레스투킬 등 ‘고급 진’을 표방하는 브랜드가 주로 포진한 ‘데님’ 전시장에선 유난히 선명한 색의 청바지들이 눈에 띄었다. 빨강·노랑·파랑 말고도 짙은 보라색이나 초록색도 있었다.

 벨로치는 “유럽에선 탈색(워싱)하지 않은 ‘로 데님’이 강세인데 유러피언들은 캐주얼도 우아한 것을 좋아해서 그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블레이저(재킷의 일종. 국가대표선수단 제복의 상의 같은 것을 연상하면 된다)와 청바지를 섞어 입는 것도 유럽 사람들의 ‘우아한 취향’ 때문이라는 것이다. 로 데님은 지금까지 짙은 청색이 대세였지만 이번 BBB에서 많은 브랜드가 화려한 색깔의 것을 속속 내놓았다. 내년 거리의 패션이 더욱 화사해질 전망이다.

 ◆스키니에서 배기로=벨로치는 “색보다 더 중요한 것은 청바지의 다양한 스타일”이라며 “잘 맞는 청바지는 ‘제2의 피부’”라고 했다. “체형에 잘 맞는지, 옷맵시를 잘 살려 주는지를 고려해 고르라”는 조언이다. 그는 “내년엔 바지 폭이 넓은 청바지가 유행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이미 청바지는 몸에 꽉 붙는 ‘스키니’에서 ‘변형된 스키니’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요즘 유럽에선 무릎 아래쪽은 스키니 진처럼 몸에 딱 붙지만 엉덩이와 허벅지 부분은 약간 헐렁한 형태의 일명 ‘배스키 진’이 유행하고 있다. 벨로치의 설명처럼 BBB 곳곳 전시장에선 국내에서 한창 인기를 끌었던 스키니 진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스키니→배스키→배기(통이 넓은 헐렁한 형태)’로 달라져온 청바지가 다음 계절엔 어떤 모습으로 진화할지….

바르셀로나=강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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