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756호 홈런 공 등장 막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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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던져봐" 홈런은 싫어. 22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경기에서 8회 초 자이언츠의 배리 본즈(왼쪽에서 둘째)가 타석에 들어서자 브루어스 투수 브라이언 슈스(左)가 고의 볼넷으로 대결을 피하고 있다.[밀워키 로이터=연합뉴스]


배리 본즈(43.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공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본즈의 타석 때마다 특별한 표시를 한 공을 사용하도록 주심에게 지시했기 때문이다.

야구공 자체는 일반 공인구이지만 경기 전 주심이 숫자를 적어 놓은 것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지역신문인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22일(한국시간) 평소에는 일반 공을 사용하다 본즈가 타석에 등장하면 심판이 따로 갖고 있던 이 공을 사용한다고 보도했다.

본즈는 개인 통산 홈런 신기록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20일 시카코 컵스와의 원정경기에서 통산 752, 753호 홈런을 쳐내 행크 에런이 보유한 메이저리그 기록(755개)에 두 개 차로 따라붙었다. 컵스전에서 때린 두 개의 홈런 공도 표시가 된 공이었다.

본즈는 22일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원정경기에서는 2타수 무안타였고, 볼넷 두 개만을 기록했다.

본즈의 타석 때 사용하는 공에 숫자를 적은 이유는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홈런 공을 잡았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여럿 나오거나 분실 등으로 진위 논란이 벌어지는 것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역사적인 홈런 공이 갖는 값어치 때문이다. 2001년 본즈가 마크 맥과이어의 한 시즌 최다 홈런을 갱신할 때도 별도의 공을 사용했다. 현재 통산 500홈런에 도전하는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의 타석 때도 마찬가지다.

미국 언론들은 본즈의 752호 홈런 공을 잡은 30대의 데이브 데이비슨이 5000달러에 공을 팔라는 제안을 거절한 뒤 "2만5000달러(약 2200만원)에 경매에 올릴 생각"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대기록에 맞춰 경매시장도 달아오르고 있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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